|
곽상도 한국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딸 문다혜 씨 가족의 해외 이주에 대해 다섯 가지를 공개 질의했다. 그러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여기에 대해 서면 브리핑을 했다. 이걸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여기에 다 들어있다. 먼저 ‘서면 브리핑’을 했다. 이건 어떤 경우에도 조그만 말실수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어떤 경우에도 기자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뜻도 있다. 그런 뜻이 아니라면 왜 서면 브리핑을 하는지 궁금하다. 김의겸 대변인은 곽상도 의원을 향해 ‘직위를 이용’했다, ‘근거 없는 음해’다,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이 야당 중진의원에게 거침없는 욕설을 퍼부은 꼴인데 그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직위를 이용’했다고 하는데 근거를 댔으면 좋겠다. ‘근거 없는 음해’라고 한 부분도 거꾸로 김 대변인이 근거를 대야할 것 같다.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데 곽상도 의원은 다섯 가지 궁금증을 물었을 뿐이다. 궁금한 것도 허위사실인가. 다섯 가지 궁금증은 이런 것이다. ▶대통령 가족의 해외이주로 인한 경호 여부와 추가 소요 예산 ▶자녀 교육 문제인지 생업 종사를 위한 것인지 해외이주의 구체적 이유 ▶다혜 씨의 구기동 빌라 증여·매매 과정상에 ‘어떠한 불법도 없다’는 조국 민정수석 답변의 근거 ▶다혜 씨 부동산 증여·매매 관련 서류 일체 공개 ▶사위가 자신이 소유한 구기동 빌라를 다혜 씨에게 증여한 이유와 사위가 근무한 회사에 대한 정부 200억 원 지원과 30억원 횡령·유용 의혹, 이렇게 다섯 가지다. 김의겸 대변인은 여기에 대해 전혀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있고 간접적인 답변을 한 것도 있다. 첫째, 해외 이주로 인한 경호 추가 예산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이 없다. 둘째 자녀 교육 때문인지 생업 때문인지 물었는데 청와대는 둘 다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이주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익명 관계자가 한 말은 있다. "대통령 사위가 근무했던 게임회사가 상황이 좋지 않은데 혹시라도 대통령 사위를 통해 부탁이 오면 누를 끼칠까봐 작년에 사표를 쓰고 해외로 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면 사표만 쓰면 됐지 굳이 해외로 나갈 필요까지 있었을까. 여기에 대해 왜 딸 가족이, 사위가, 동남아 국가로 떠나야만 했을까. 여러 소문이 무성하다. 그러나 그런 소문의 내용을 여기서 말하지는 않겠다. 셋째 곽상도 의원은 구기동 빌라 매매 과정에 불법이 없었다고 조국 민정수석이 말했는데 근거를 대라고 했다. 여기에 대해 김의겸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보자. 일단 ‘부동산 증여 매매’가 있었고 ‘해외 체류’ 중이라는 것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은 없었다는 것이다. 넷째 부동산 증여 매매 서류를 좀 보자고 했는데 청와대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근거가 되는 서류는 내놓지 않은 채 ‘불법이 없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다섯 째, 사위 서모씨가 아내에게 구기동 집을 증여하고 아내는 석 달 뒤에 집을 팔게 되는데, 왜 서씨가 직접 팔지 않고 아내에게 증여를 한 뒤 팔았는지 그 이유를 물었는데 청와대는 설명하지 않는다. 이 구기동 집은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시절 4년 동안 살았던 집이다. 청와대는 증여와 매매는 인정하고, 그 이유는 함구하고 있다. 요약하면 이렇다. 곽상도 의원은 대통령 딸 가족이 ‘왜 해외이주를 했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는 것이다. 구기동 집을 ‘왜 남편이 아내에게 증여한 뒤에 팔았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청와대는 답변을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아무튼 말이 없다. 다른 사람들의 경우 부부 사이에 증여해서 매매하는 행위는 채무를 면탈하려는 경우가 많다. 이걸 법률 용어로 ‘사해(詐害) 행위’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 채권자는 ‘사해 행위 취소 소송’을 내는 것이다. 아무튼 김의겸 대변인은 왜 대통령 딸 부부는 부부 사이에 증여를 한 뒤에 집을 팔았는지 그 이유를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서면 브리핑에서 ‘사생활 공개를 요구하는 것’ ‘대통령 가족의 안위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면서 ‘정치적 금도를 벗어난 일’이라고 반격을 하고 있다. 대변인 서면 브리핑은 또 ‘학적 관련 서류’를 취득하여 공개하는 행태는 ‘개인 정보를 침해한 것’이라면서 초등학생까지 끌어들인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초등학생 문서유출이 명백한 불법행위 가능성이 높다"면서 "문서를 요구한 사람, 문서를 떼 준 사람 모두 법적 책임 가능성에 대해 엄중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곽상도 의원은 "정식 절차로 교육청에 자료를 요청했다. 교육청에선 개인 정보를 다 가리고 자료를 제출했다"고 답변했다. 서면 브리핑을 더 보자. 청와대 대변인은 느닷없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를 거론하며 "과거정부 공작정치의 음습한 그림자가 떠오른다"고 했다. 곽상도 의원이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을 역임했던 사실을 끄집어내어 "국정농단을 초래했던 과거를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고 했다. 여기서 한 가지 당부가 있다. 왜 느닷없이 ‘채동욱’이란 이름이 튀어나와야 하는지 모르겠으나 청와대 대변인은 ‘현안’과 ‘사실’에 대해서만 말했으면 한다. 끝으로 청와대 서면 브리핑은 "곽 의원의 자료의 취득경위와 자료 공개의 불법성에 대해서는 확인 후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응분의 조치’는 무서운 말이다. ‘응분’이란, ‘네가 저지른 것에 알맞은 정도’를 뜻하는데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 모두 강력한 보복 의지를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곽상도 의원은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고 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떨릴 것이다.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
'新聞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시론] 검찰 권한을 ‘무소불위’라고 하는 이유 (0) | 2019.01.31 |
|---|---|
| [분수대] 보수 때와 달라졌나 (0) | 2019.01.31 |
| [정민의 世說新語] [504] 처세십당 (處世十當) (0) | 2019.01.31 |
| [사설] 대통령 가족의 해외 이주, 국민 궁금증이 잘못인가 (0) | 2019.01.31 |
| [분수대] 국회의원의 재테크? (0) | 2019.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