擊蒙要訣(격몽요결) 持身章 第三 學者必誠心向道하여 不以世俗雜事로 亂其志然後에 爲學有基址라 故로 夫子曰 主忠信이라하시니 朱子釋之曰 人不忠信이면 事皆無實하여 爲惡則易하고 爲善則難이라 故로 必以是爲主焉이라하시니 必以忠信爲主而勇下工夫然後에 能有所成就니 黃勉齋所謂眞實心地, 刻苦工夫兩言이 盡之矣로다 배우는 자는 반드시 진실한 마음으로 도를 향하여 세속의 잡된 일로 자신의 뜻을 어지럽히지 않은 뒤에야 학문을 함에 기초가 있게 된다. 그러므로 부자(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충(忠)과 신(信)을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하셨으니, 주자께서 이를 해석하여 말씀하시기를, “사람에게 충과 신이 없으면 하는 일이 모두 진실함이 없어서 악(惡)을 저지르기는 쉽고 선(善)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반드시 이를 중심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고 하셨으니, 반드시 충과 신을 중심으로 삼고 용감하게 공부에 착수한 뒤에야 성취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면재(勉齋) 황간(黃榦)이 이른바 “마음을 진실하게 하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공부하라.”는 두 마디 말씀이 그 뜻을 다하였다고 할 것이다. 常須夙興夜寐하여 衣冠必正하고 容色必肅하여 拱手危坐하고 行步安詳하며 言語愼重하여 一動一靜을 不可輕忽苟且放過니라 모름지기 항상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서 의관을 반드시 바르게 하고, 얼굴빛을 반드시 엄숙하게 하여 두 손을 모으고 무릎꿇고 앉으며, 걸음걸이를 편안하고 조심스럽게 하며, 언어를 신중히 하여 일동일정을 가볍고 소홀히 하여 구차스럽게 지나쳐 버려서는 안 된다. 收斂身心은 莫切於九容이요 進學益智는 莫切於九思하니 所謂九容者는 足容重,[不輕擧也 若趨于尊長之前 則不可拘此] 手容恭,[手無慢弛 無事則當端拱 不妄動] 目容端,[定其眼睫 視瞻當正 不可流眄邪睇] 口容止,[非言語飮食之時 則口常不動] 聲容靜,[當整攝形氣 不可出噦咳等雜聲] 頭容直,[當正頭直身 不可傾回偏倚] 氣容肅,[當調和鼻息 不可使有聲氣] 立容德,[中立不倚 儼然有德之氣像] 色容莊이요[顔色整齊 無怠慢之氣] 몸과 마음을 거두어들이는 방법은 구용보다 더 친절한 것이 없고, 배움을 진보시키고 지혜를 더하는 방법은 구사보다 더 친절한 것이 없다. 이른바 구용이라는 것은, 발의 움직임을 무겁게 하고,(가볍게 거동하지 않음이다. 어른 앞에서 종종걸음으로 걸을 적에는 이 조목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손 모양을 공손히 하고,(손을 함부로 늘어뜨리지 않음이다. 일이 없을 때는 마땅히 단정히 손을 모으고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 눈 모양을 단정히 하고,(눈동자를 안정시켜 마땅히 시선을 바르게 할 것이요, 흘려보거나 훔쳐보아서는 안 된다.) 입은 꼭 다물고,(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가 아니면 입은 항상 움직이지 않는다.) 목소리는 조용히 하고,(마땅히 형기를 가다듬어 구역질을 하거나 트림을 하는 따위의 잡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머리는 곧게 세우고,(마땅히 머리를 바르게 세우고 몸을 곧게 해야 하며 기울여 돌리거나 한쪽으로 치우치게 해서는 안 된다.) 숨쉬기는 조용하게 하고,(호흡을 고르게 하여 소리가 나게 해서는 안 된다.) 서 있는 모양은 덕스럽게 하고,(똑바로 서고 치우치지 않아서 엄숙하게 덕스러운 기상을 지녀야 한다.) 얼굴 모양을 장엄하게 하는 것이요.(얼굴빛을 단정히 하여 태만한 기색이 없어야 한다.) 所謂九思者는 視思明,[視無所蔽則明無不見] 聽思聰,[聽無所壅則聰無不聞] 色思溫,[容色和舒 無忿 之氣] 貌思恭,[一身儀形 無不端莊] 言思忠,[一言之發 無不忠信] 事思敬,[一事之作 無不敬愼] 疑思問,[有疑于心 必就先覺審問 不知不措] 忿思難,[有忿必懲 以理自勝] 見得思義니라[臨財必明義利之辨 合義然後取之] 이른바 구사라는 것은, 볼 때는 분명하게 볼 것을 생각하고,(사물을 볼 때 시선에 가리는 바가 없으면 분명하여 보지 못하는 것이 없다.) 들을 때는 분명히 들을 것을 생각하고,(들을 때 막히는 바가 없으면 분명하여 듣지 못하는 것이 없다.)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얼굴빛을 온화하고 부드럽게 하여 화를 내거나 사나운 기색이 없어야 한다.) 용모는 공손할 것을 생각하고,(일신의 태도가 단정하고 씩씩하지 않음이 없게 한다.) 말은 진실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한 마디 말이라도 진실하지 않음이 없게 한다.) 일은 신중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한 가지 일이라도 신중하고 조심하지 않음이 없게 한다.) 의심이 나면 질문할 것을 생각하고,(마음속에 의심이 있으면 반드시 선각자에게 나아가 자세히 물어서 모르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는다.) 분할 때는 환난을 생각하고,(분이 나면 반드시 징계하여 이치로써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얻을 것을 보면 의리를 생각하는 것이다.(재물을 마주했을 때는 반드시 의와 리를 분명히 구분하여, 의에 부합된 뒤에야 취한다.) 常以九容九思로 存於心而檢其身하여 不可頃刻放捨요 且書諸座隅하여 時時寓目이니라 항상 구용과 구사를 마음속에 붙잡아 두어 자기 몸을 단속하여 잠깐 동안이라도 놓아버리지 말 것이요, 또 이것을 앉는 자리의 귀퉁이에 써 붙여놓고 때때로 눈을 붙여 보아야 할 것이다.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四者는 修身之要也라 禮與非禮를 初學이 難辨이니 必須窮理而明之하여 但於已知處에 力行之면 則思過半矣리라 예가 아니면 보지 말며, 예가 아니면 듣지 말며,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는 네 가지 조목은 몸을 수양하는 요점이다. 예와 예가 아닌 것을 처음 배우는 이가 분별하기 어려우니, 반드시 이치를 궁구하여 이것을 밝혀서 다만 이미 아는 부분을 힘써 실천한다면 생각함이 반을 넘을 것이다.(깨달은 바가 이미 많을 것이다.) 爲學이 在於日用行事之間하니 若於平居에 居處恭하며 執事敬하며 與人忠이면 則是名爲學이니 讀書者는 欲明此理而已니라 학문을 하는 것은 일상적으로 행하는 일 속에 있으니, 만약 평소 생활할 때에 거처함을 공손히 하고, 일을 집행하기를 공경히 하고, 남과 함께 할 때 진실하면, 이것을 이름하여 학문이라 하는 것이니, 책을 읽는 것은 이 이치를 밝히고자 하는 것일 뿐이다. 衣服은 不可華侈라 禦寒而已요 飮食은 不可甘美라 救飢而已요 居處는 不可安泰라 不病而已니 惟是學問之功, 心術之正, 威儀之則은 則日勉勉而不可自足也니라 의복은 화려하거나 사치스러움을 추구해서는 아니 되고 추위를 막을 정도면 그만이요, 음식은 달고 맛있기를 추구해서는 아니 되고 굶주림을 면할 정도면 그만이요, 거처는 편안함을 추구해서는 아니 되고 병들지 않을 정도면 그만이다. 오직 학문하는 힘과 마음을 수양하는 올바른 방법과 몸가짐을 단속하는 법칙은 날마다 부지런히 힘써, 스스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克己工夫 最切於日用하니 所謂己者는 吾心所好 不合天理之謂也라 必須檢察吾心이 好色乎아 好利乎아 好名譽乎아 好仕宦乎아 好安逸乎아 好宴樂乎아 好珍玩乎아하여 凡百所好 若不合理어든 則一切痛斷하여 不留苗脈然後에야 吾心所好 始在於義理하여 而無己可克矣리라 자기의 사욕을 이기는 극기 공부가 일상 생활 속에서 가장 절실한 것이다. 이른바 己라는 것은 내 마음이 좋아하는 바가 천리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반드시 내 마음이 여색을 좋아하는가, 이익을 좋아하는가, 명예를 좋아하는가, 벼슬하기를 좋아하는가, 편안하게 지내기를 좋아하는가, 잔치하고 즐기기를 좋아하는가, 진귀한 보배를 좋아하는가를 검찰하여, 여러 가지 좋아하는 바가 만일 이치에 부합하지 않거든, 일절 통렬히 끊어서 싹이나 맥을 남겨두지 않은 뒤에야 내 마음이 좋아하는 것이 비로소 의리에 부합되어서 이길 만한 사욕이 없게 될 것이다. 多言多慮 最害心術하니 無事則當靜坐存心하고 接人則當擇言簡重하여 時然後言이면 則言不得不簡이니 言簡者近道니라 말이 많고 생각이 많은 것은 마음을 수양하는 데 가장 해롭다. 일이 없으면 마땅히 고요히 앉아서 마음을 보존하고, 사람을 만날 때는 마땅히 말을 가려서 간략히 하고 신중히 하여, 때에 맞은 뒤에 말하면 말이 간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니 말이 간략한 자가 도에 가깝다. 非先王之法服이어든 不敢服하며 非先王之法言이어든 不敢道하여 非先王之德行이어든 不敢行이니 此當終身服膺者也니라 선왕의 법도에 맞는 옷이 아니면 감히 입지 아니하며, 선왕의 법도에 맞는 말이 아니면 감히 말하지 아니하며, 선왕의 덕행이 아니면 감히 행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은 마땅히 몸을 마칠 때까지 가슴속에 넣어두어야 할 것이다. 爲學者一味向道하여 不可爲外物所勝이니 外物之不正者를 當一切不留於心하여 鄕人會處에 若設博奕樗蒲等戱어든 則當不寓目하여 逡巡引退하고 若遇倡妓作歌舞어든 則必須避去요 如値鄕中大會하여 或尊長强留하여 不能避退어든 則雖在座나 而整容淸心하여 不可使奸聲亂色으로 有干於我며 當宴飮酒에 不可沈醉요 浹洽而止 可也니라 凡飮食은 當適中이니 不可快意有傷乎氣며 言笑는 當簡重이니 不可喧譁以過其節이며 動止는 當安詳이니 不可粗率以失其儀니라 배움을 추구하는 이는 한결같이 도를 향하여 외물이 이기는 바를 당하지 않아야 할 것이니, 외물 중에서 바르지 못한 것은 마땅히 일절 마음에 두지 않아야 한다. 고을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만일 장기나 바둑, 저포 같은 놀이를 벌려 놓았거든 마땅히 눈을 붙여 보지 말고 뒷걸음질쳐 물러나고, 만일 기생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만나면 반드시 피해 가야 할 것이요, 만일 고을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상황을 만나 혹 존장이 억지로 만류하여 피해 물러갈 수 없으면, 비록 그 자리에 있을지라도 용모를 단정히 하고 마음을 맑게 하여 간사한 소리와 음란한 색으로 하여금 나를 침범함이 있지 않게 할 것이며, 잔치를 만나 술을 마실 때에는 빠지도록 취해서는 안 되고, 술기운이 무젖으면 그만 마시는 것이 옳다. 모든 음식은 마땅히 알맞게 먹어야 할 것이니, 뜻대로 실컷 먹어서 기를 손상시키지 말 것이며, 말과 웃음은 마땅히 간략하고 신중히 해야 할 것이니, 시끄럽게 떠들면서 절도를 넘어서지 말 것이며, 행동거지는 마땅히 편안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할 것이니, 거칠고 경솔하게 하여 몸가짐을 잃어서는 안 된다. 有事則以理應事하고 讀書則以誠窮理하여 除二者外엔 靜坐收斂此心하여 使寂寂無紛起之念하고 惺惺無昏昧之失이 可也니 所謂敬以直內者如此니라 일이 있으면 사리대로 일을 처리하고, 책을 읽을 때는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이치를 궁구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조용히 앉아 이 마음을 거두어 들여서, <마음으로 하여금> 고요하고 고요하여 어지럽게 일어나는 잡념이 없게 하며, 정신을 바짝 차려서 어두워지는 실수가 없게 하는 것이 옳으니, 이른바 경으로써 마음속을 곧게 한다는 것이 이와 같이 하는 것이다. 當正身心하여 表裏如一이니 處幽如顯하며 處獨如衆하여 使此心如靑天白日을 人得而見之니라 마땅히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겉과 속이 한결같게 하여야 할 것이니, 깊숙한 곳에 있더라도 드러난 곳에 있는 것처럼 하고, 혼자 있더라도 여럿이 있는 것처럼 하여, 이 마음으로 하여금 푸른 하늘의 밝은 해를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는 것처럼 하여야 한다. 常以行一不義, 殺一不辜而得天下라도 不爲底意思로 存諸胸中이니라 항상 한 가지라도 의롭지 못한 일을 행하고, 한 사람이라도 죄 없는 사람을 죽여서 천하를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가슴속에 두고 있어야 한다. 居敬以立其本하며 窮理以明乎善하며 力行以踐其實이니 三者는 終身事業也니라 경을 실천함으로써 근본을 확립하고, 이치를 궁구함으로써 선을 밝히고, 힘써 행함으로써 그 진실을 실천하여야 하니, 이 세 가지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사업이다. 思無邪, 毋不敬只此二句는 一生受用이라도 不盡이니 當揭諸壁上하여 須臾不可忘也니라 “생각에 부정함이 없다.”는 것과 “공경하지 아니치 말라.”는 오직 이 두 구절만은 일생토록 받아쓰더라도 다하지 않을 일이니, 마땅히 이것을 벽 위에 써 붙여서 잠깐 동안이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每日에 頻自點檢하여 心不存乎아 學不進乎아 行不力乎아하여 有則改之하고 無則加勉하여 孜孜毋怠하여 斃而後已니라 매일 자주 스스로 점검하되 마음을 보존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학문이 진전되지 않음이 있었던가, 행실을 힘쓰지 않음이 있었던가 반성하여, 있으면 그것을 고치고 없으면 더 힘써서, 부지런히 힘써서 게을리 하지 말아서 죽은 뒤에야 그만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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