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은 문중마다 400~500년씩 내려오는 이야기가 뭉텅이로 남아 있어서 미시사(微視史)의 온상이다. 예안과 안동, 봉화 일대는 연비(聯臂·혈연, 학연, 혼맥)가 강하게 남아 있는 특수 지역이다. 집안끼리 그물코처럼 사연이 얽혀 있다. 그래서 연비를 무시하고 함부로 개인플레이 하기가 어려운 동네다. 1960년대 중반 안동에 두 명의 청소년 주먹이 있었다. 안동농고에는 김준길(金俊吉)이 있었고, 경안고에는 김건종(金建鍾)이었다. 모두 고1이었지만 싸움 잘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하도 싸움을 잘해서 안동시내 고3들도 함부로 대하지를 못할 정도였다. 마침내 둘이 맞짱을 뜨게 되었다. 김준길은 주먹이 작은 호박만 하였다. 한두 방에 상대를 제압하는 주먹이었다. 이에 비해 김건종은 전반적으로 힘이 좋고 몸이 날랬다. 건종이는 시간만 나면 평행봉, 역기, 덤벨, 줄넘기를 하면서 몸을 다듬었던 것이다. 준길이 아버지는 한학에 조예가 있는 한학자였다. 건종이도 양반 자부심이 강한 집안의 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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