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값은 18주 연속 하락에 거래량은 5분의 1토막이 났다. '당분간 아파트 투자는 생각도 말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하지만 최정호 국토부장관 후보자의 기막힌 재테크 노하우를 들여다보면 여기서 멈춰선 안 될지도 모른다.
최 후보자의 첫째 필살기는 '정부의 엄포에 굴하지 않는 용기'다. 그가 처음으로 부동산 투자에 손을 댄 것은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부동산 폭등을 '서민의 적(敵)'으로 규정하고 "부동산 투기로 떼돈을 벌 수 없다는 것만은 분명하게 보여 드리겠다"는 선언을 했을 때다. 10·29 부동산 대책 등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자 분당 자기 집이 있는 상태에서 3억여 원에 잠실주공 1단지 아파트를 샀다. 이후 계속 세(貰)만 놨는데 이 아파트는 '잠실 엘스'로 재건축돼 작년 최고 가격이 15억여 원을 기록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重課)나 보유세 강화 등 엄포에도 그는 개의치 않았다.
둘째 비기는 '시장 상황에 기죽지 않는 배짱'이다. 시장 침체기에는 '너무 올라 지금이 꼭지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그는 노무현 정부 5년 중 유일하게 집값이 내린(-1%) 2004년에 집을 샀다. '급등 후 하락'이라는 상황도 지금과 똑같다. 직전 3년간 서울 아파트 값 상승률은 2001년 19%, 2002년 31%, 2003년 10%로, 지금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셋째 비법은 '특권 활용'이다. 최 후보자는 퇴직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공무원 신분을 활용, 2016년 세종시 아파트의 복층 펜트하우스에 '공무원 특별공급'을 신청해 경쟁률 15대1을 뚫어냈다. 이 아파트에는 현재 웃돈이 2억~4억원이 붙어 있다.
용기와 배짱, 특권을 절묘하게 옮겨 타며 신기에 가까운 투자 수완을 부려온 최 후보자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하필 '집값과의 전쟁'을 선포한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잡기' 핵심 과제를 맡은 주무 부처 장관 후보가 돼 청문회에 서게 된 것이다. 여기서 그의 숨겨져 있던 마지막 꼼수가 나온다. 다주택자라는 이른바 '적폐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똘똘한 한 채 집중 전략'과 '증여'라는 전략적 선택과 편법을 버무린 한 수를 내놓는다. 장관 후보로서 '3주택자'는 좀 심했다 싶었는지, 한 채를 털기로 하는데 가장 가치가 떨어지는 분당 낡은 아파트를 정리했다. 보
통 두 채 중 한 채를 정리할 때는 거주하지 않는 것을 택하기 마련이지만 그는 자기가 살던 분당 집을 택했다. 방법은 매각 대신 딸과 사위에게 절반씩 증여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라는 난관까지 피하고 이사도 하지 않는 묘수(妙手)였다. 이 투자의 귀재가 이제 집값 전쟁의 수장(首將)이 되려 한다. 주택을 사려는 사람들은 이 대목에서 울어야 할까 웃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