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現정권의 권력 행사… 국민 아닌 '자기 편'만 위한 것 완장차고 자아도취 빠진 그들… '내로남불' '코드인사' 끝 안보여
김광일 논설위원
우리는 현 정부를 겪을 만큼 겪었다. 2년 동안 그들이 어떻게 권력을 끌어가는지 패턴을 알게 됐다. 맨 위에 ①'사람이 먼저다'가 있다. 슬로건인 듯 행동강령이다. 책도 나왔다. 이때 '사람'이란 헌법에 나오는 일반 국민이 아니다. '정권에 표를 모아온 이너서클' '자기편'을 말한다. 이 '사람'은 '기업'보다 먼저요, 또 '현 정부에 비판적인 세력'보다 먼저다. 저들은 이 강령을 ②'주류 교체'를 완성할 때까지 밀고 갈 것이다. 사회 곳곳에 'B급'들이 'A급 엘리트'를 누르고 올라서는 세상, 다시 말해 저들만의 ③'사람 사는 세상'을 뜻한다.
실천 세목으로 몇몇 방책을 쓴다. ④'친일 청산' ⑤'적폐 청산' ⑥'과거사 진상조사'다. 저들은 '역사'를 무기 삼는다. 완장을 차고 정치적 황홀에 빠져 청산의 채찍을 휘두른다. 정의를 앞세운 자아도취 속에서 '사람 사는 세상이 돌아와' 있는 것처럼 들뜬다. '소년십자군 증후군'이나 '홍위병 신드롬'이 21세기 한반도에서 재현된다.
이것만으로 저들의 포트폴리오가 완성되지 않는다. ⑦일자리 상황판 ⑧소득 주도 성장 ⑨최저임금 인상 ⑩탈(脫)원전 ⑪4대강 보(洑) 해체 ⑫강남 집값 파괴 같은 정책을 동원한다. 조지 오웰은 책 '동물농장'에서 말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여기서 '동물'을 '사람'으로 바꿔 놓으면 절묘하다. 최저임금 인상에 잠시 환호했던 '평등한 동물들'은 황금 집을 세 채씩 갖고 있는 '더 평등한 동물'이 있다는 걸 알고 혼란스러워한다.
경제 원리를 무시하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은 현 정부가 추구하는 목표에서조차 자꾸 뒷걸음치는 결과를 낳았다.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란 헛꿈을 깨는 순간 멈춰야 옳다. 그러나 누구 좋아하라고 그러겠는가.
지금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에는 뿌연 먼지가 내려앉았을 것이다. 균등한 소득 분배를 너무 강조하다 보면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한 만큼 분배받는다"는 마르크스 주장과 비슷해진다. 결국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높일 뿐이다. 고임금 고용을 보장받는 대기업 노조 역시 '더 평등한 동물' 그룹을 형성한다. '저소득층 동물들'과 중소기업은 희생된다. 소득 분배는 나빠지고, 빈부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구조조정과 기술 혁신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정권은 국회의 청문과 동의가 필요한 자리에도 ⑬'코드 인사'를 밀어붙인다. 과거에도 '국정 철학'을 공유한다는 무리가 권부를 장악하곤 했지만 지금처럼 노골적이지 않았다. '더 평등한 동물'들끼리 파이를 요리하는 데 코드가 어긋난 동물이 끼면 불편하다.
정권은 ⑭'한반도 비핵화'라는 오디오-비주얼 환각 장치를 마련한다. 문재인·김정은⇨김정은·트럼프⇨트럼프·문재인, 이렇게 돌아가는 세 정상 조합의 쇼 무대가 1년에 두세 번 열린다. 캐스팅이 진부하지만 앰풀 효과는 있다. 북핵을 '해결'하는 게 아니라 '관리'한다. 북핵 폐기가 목표인 척하면서 사실은 "임박한 핵 위험을 완화시켰다"며 위약(僞藥) 주사를 놓는다. 어쩌면 '북핵'도 '경제'도 자신들의 손을 떠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제도권에서 쫓겨나 유튜브로 망명을 간 레지스탕스 정치 세력은 본질적으로 산재(散在)한다. 결집력 제로다. 지난 4·3 보선에서 봤다. 여러 당이 뭉치는 보수 결집은 과거 수십 년 그래 왔듯 내년 총선에도 불가능하다고 본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총선 전까지 인기 정책을 융단폭격처럼 쏟아낼 것이다. 여차하면 '관제 시위대'라는 지상군도 거리에 투입할 수 있다. 누구든 낙관하면 가짜다. 참고로 '더 평등한 동물들'의 별명은 ⑮'내로남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