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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노트르담 성당 복원비로 거액을 기부한 프랑스 기업들이 의외의 구설에 올랐다. '이미지 세탁용' '세액 공제 노림수' 같은 말을 듣고 있다. 프랑스 어느 좌파 정당은 "기부 대열이 조세 회피처로 피신 간 기업 명단처럼 보인다"고 비꼬았다. 노조 지도자는 "기업들이 거금을 턱턱 내놓는 걸 보면 이 나라 불평등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춘천의 닭갈비집이 전남 땅끝마을 해남소방서로 보낸 '닭갈비 27인분'은 완전 다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닭갈비집 주인은 강원도 고성까지 570㎞를 달려가 산불 진화 작업을 한 해남소방서에 택배로 닭갈비를 보내면서 신분을 밝히지 않고 '강원도 춘천 시민'이라고만 적었다. 사연이 인터넷에 오르고 나서 어떤 네티즌이 닭갈비 포장과 택배 송장을 분석해 닭갈비집을 확인해 공개하자 그 집에 하루 100여 통씩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선행(善行)의 감동은 자기 희생을 동반했나, 스스로를 드러내려 했나, 얼마나 꾸준히 해왔나에 좌우된다. 춘천은 산불의 직접 희생 지역도 아니다. 고성과 춘천은 강원도 끝과 끝이다. 해남 소방관이 닭갈비집 주인에게 연락했지만 그는 끝내 자기를 밝히지 않았다. 본지 취재기자한테도 "기사 나면 남들이 색안경 끼고 본다"며 신원을 숨기려 했다. 기사는 '49세 권모씨'로만 보도됐다. ▶2000년부터 매년 연말 전주 노송동 주민센터에 수천만원씩 기부하는 '얼굴 없는 천사'도 상당한 금액을,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며, 20년간 꾸준히 해오고 있다. 2012년부터 매년 1억원 넘게 기부하는 '대구의 키다리 아저씨 부부'도 그런 분이다. 1990년 충남대에 전 재산 30억원을 익명으로 기부한 '김밥 할머니'가 있었는데, 필자가 신원을 간신히 알아내 취재하려 할 때 할머니는 기자를 안 만나겠다고 병원 입원실에 '면회 사절' 팻말을 달아놨었다. ▶뒤센 드 볼로뉴라는 프랑스 신경학자가 미소에 '진짜 미소'와 '가짜 미소'가 있다고 했다. '입가를 들어 올리는 큰광대근은 의지로 움직일 수 있지만 눈둘레근(筋)은 달콤한 감정을 느끼는 영혼에 의해서만 움직인다'고 했다. 미국 임상심리학자 폴 에크먼은 진실한 미소를 '뒤센의 미소'라고 하면서, 비행기 승무원이 짓는 것 같은 인위적 웃음을 '팬암 미소(Pan Am Smile)'라고 했다. 그러나 일부러라도 자꾸 웃으면 상대방 기분도 좋아지고 나도 행복해진다. 진짜 선행이 더욱 값지겠지만 남을 의식하는 선행도 충분히 가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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