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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무역으로 제재 활로 찾는 북한 경제
1년 사이 대중 수출액 87% 급감 담배는 고강도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에 남은 몇 안 되는 외화 수입원이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던힐’ ‘말버러’ 등의 짝퉁 담배를 만들어 밀수출했으나 지금은 자국 브랜드를 내걸고 판다. 하지만 중국 해관(세관)의 공식 통계에는 담배 거래가 잘 잡히지 않는다. 대부분이 밀수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북한의 담배 밀무역 순이익이 연간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담배 밀무역은 중국 수입업자가 어선을 타고 공해나 북한 인근까지 가서 담배를 옮겨 싣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 3월 하순 배 한 척이 침몰해 선원 6명이 실종되는 사건도 있었다고 한다. 담배 밀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대북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석탄·철광석을 비롯한 광물과 수산물, 의류 등 북한이 내다 팔 수 있는 어지간한 상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금수 품목으로 지정됐다. 2016년까지 민수용은 예외로 한다는 등의 단서조항이 제재의 구멍 역할을 했지만 2017년 이후에는 예외 없이 모두 금지됐다. 중국의 대북 제재집행이 다소 느슨하던 지난해 9월 같은 장소를 촬영한 것. 북한으로 건너가려는 트레일러 차량 10여대가 줄을 서 있다. [뉴시스] 북한의 또 다른 외화수입원으로 해외 파견 근로자들이 벌어들이는 임금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안보리 제재로 올 하반기 이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2017년 12월에 채택된 제재결의 2397호에 북한 노동자를 2년 이내에 송환하라고 명기했기 때문이다. 비자 기간이 남아 있어도 예외가 없다. 중국 중앙정부는 이보다 앞선 6월 말까지 북한 노동자들을 내보낸다는 계획을 각 지방의 관련 기관에 내려보냈다. 신규 비자 발급이 중단된 것은 물론이고 체재 기간이 만료된 사람들에게는 기간 연장을 해 주지 않고 있다. 단둥의 현지 소식통은 “짐을 꾸리고 북한으로 넘어가는 노동자나 식당 종업원들의 행렬이 목격되고 있지만 1개월짜리 도강증(渡江證)을 받아서 되돌아오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중 육로 무역량의 80%를 차지하는 단둥은 대북 제재의 직격탄을 받은 곳이다. 지난해 3월 김정은 위원장의 전격 방중이 성사된 이후 이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 북·중 경제협력이 곧 가시화되고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됨에 따라 제재도 완화될 것이라 본 각지의 투자자들이 단둥의 아파트와 상가 등을 매입했다. 그랬던 거품 경기는 1년 만에 롤러코스터를 타고 꺼져버렸다. 단둥의 침체는 이곳에 거점을 둔 북한 무역상이나 압록강변에 즐비해 있던 북한 식당들의 영업에 타격을 입혔다. 여기에 노동비자 발급제한이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옌볜(延邊) 조선족 자치주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곳의 특징은 중국인이 운영하는 일반 식당에 취업한 북한 종업원들이 많다는 점이다. 현지 관계자는 “옌지에서 식당을 운영하려면 중국어와 한국어를 모두 할 줄 아는 종업원이 필요한데 조선족만으로 채우기에는 일손이 부족하다. 한국으로 일자리를 구해 나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 빈자리를 메워 주는 것이 조선(북한)에서 건너와 일하는 종업원들이다. 실제로 6월 말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북한이 의존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은 밀무역밖에 없다. 익명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한 랴오닝(遼寧)성의 북·중 무역 관련자와 대화를 나눴다. 중국 동북지방의 한 상점에 ‘7.27’을 포함한 30여 가지의 북한 담배가 진열돼 있다. [중앙포토]
북한이 아무리 밀무역으로 활로를 찾는다 해도 2016년 대비 93%가 줄어든 무역 수입을 만회하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정형곤 박사는 “대북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5건의 안보리 제재 해제를 의제로 내놓았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이 제재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말해 준다”며 “제재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2019년의 북한 경제는 더욱더 힘든 고난의 행군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영준 논설위원 [출처: 중앙일보] [예영준 논설위원이 간다] ‘7.27 담배’ 한갑에 1만7000원…북 마지막 외화 수입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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