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녕대군의 글씨가 담긴 숭례문 목판을 되찾은 소감을 말하는 양녕대군 20대손 이종빈씨. 2008년 화재 후 숭례문을 복구할 때는 탁본(오른쪽)이 사용됐다. 이번에 찾아낸 건 해당 탁본과 똑같이 제작해 보관하던 목판 2점(가운데).
함양 박씨 소장했던 서양식 지도
컬러로 채색, 북아미리가 표시도
절도 시효 지나 판매하려다 덜미
양녕대군 ‘숭례문’ 목판도 되찾아
그러던 중 지난해 ‘만국전도가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지난해 하반기 관련 첩보를 입수한 문화재청 문화재사범 단속반은 경찰과 함께 수사에 착수했다.
양녕대군이 쓴 ‘후적벽부’ 목판 마지막엔 ‘숭례문 목판과 함께 지덕사에 보관 중인 후적벽부를 중각해 몽한각에 보관한다’는 내용이 쓰여 있다. 붉은 네모 부분은 ‘숭례문’ ‘새기다’ ‘지덕사’ ‘몽한각’ 단어들. [김정연 기자]
도둑맞았던 만국전도와 양녕대군(1394~1462)의 ‘숭례문’ 현판 글씨가 담긴 목판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이 벽지 뒤에서 찾은 만국전도. 두 번 접어 보관해 손상이 있었으나 문화재청이 회수 후 복원했다. [사진 서울지방경찰청]
김성희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은 “만국전도는 서양 선교사 알레니가 들여온 소형 세계지도를 본떠 확대해 그린 것으로, 국내 민간에서 필사된 세계지도 계열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아미리가’ ‘홍해’ ‘대서양’ 등의 명칭을 한자로 표기하고 땅은 붉은색 계열로 대륙별로 다르게 칠했다. 바다는 푸른색으로 칠하고 물결을 그려 넣기도 했다. 김 위원은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세계관을 알 수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A씨 거주지의 벽지 밑에서 만국전도를 꺼내는 모습.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숭례문 목판은 2008년 불에 탄 숭례문 복원 때 쓰인 현판 글씨가 담긴 목판이다. 복원 당시에 사용된 건 서울 동작구 양녕대군 묘인 지덕사에 보관돼 있던 탁본이다.
정제규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은 “이 목판은 숭례문 서체를 복원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라고 평가했다. 양녕대군 16대손인 이승봉(40)씨는 “몇 년 동안 올해는 돌아올까 애태웠고 해외로 유출됐을까 걱정도 했는데 이를 찾아준 문화재청과 경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