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안 사회 에디터 조국 법무부 장관은 검찰 개혁을 해낼 수 있을까. 버거워 보인다. 그는 신뢰가 손상됐다. 그의 최고 자산은 말과 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문재인의 운명』에서 조 장관을 극찬한 것도 『진보집권플랜』 출간이 계기가 됐다. 그가 남에게 쏟아낸 독설의 비수는 그러나 부메랑으로 돌아와 그를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2010년에 쓴 『조국, 대한민국에 고한다』에는 오늘을 예언한 듯한 대목이 나온다. 이를테면 ‘45살의 조국이 54살의 조국에게 던지는 질문’이라고 할까. 조국 장관 임명으로 극심해질 갈등 그는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포장돼있지만 검증 과정은 그의 역량에 의문을 던진다. 그는 딸 표창장 의혹을 폭로한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통화를 했다. ‘증거 인멸 시도’가 떠오르는 행위다. 부인이 연구실에서 컴퓨터를 들고간 것도 마찬가지다. 그의 부인은 ‘PC를 쓰기 위해’라고 해명했지만 함께 데려간 한투증권 PB센터 직원조차 외장하드나 USB를 생각 못했다는 건 어색하다. 서소문 포럼 9/10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 지경이 됐을까. 돌이켜보면 김대중 정부 때까지만 해도 네티즌의 비난은 읽을 만했다. 항의 메일에 일일이 답장을 쓰기도 했다. 요즘 댓글은 입에 담지 못할 험담과 욕설이 가득하다. 한일관계가 최악이라지만 진보와 보수가 쏟아내는 저주의 막말을 보면 상대 진영을 일본보다 더 증오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조 장관 임명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조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립은 불가피하다. 조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검찰 개혁을 말했다. 검찰에선 조 장관 임명 강행을 두고 “사법 방해다” “국정원 댓글 수사 때보다 더하다”는 분노가 감지된다. 검찰 안팎에선 장관이 못버틸 것이라는 추측과 총장이 다음 인사에서 만신창이가 되리라는 예상이 난무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을 임명하면서 “자칫 국민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우리 사회가 극단의 분열로 빠져든 시작점을 특정하기 어렵지만 치유의 계기를 놓친 일은 선명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구상(2005년 6월)이다. 총리와 장관 상당 수를 야당에 맡기겠다는 파격적 제안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거부했다. 여권 지지율이 떨어지는 시점에 던진 꼼수로 간주했다. 대연정 제안을 거부한 뒤 항복 선언을 받은 듯 의기양양하던 한나라당의 모습이 떠오른다. 시간을 되돌려 노 전 대통령이 내민 손을 박 전 대통령이 잡았다면 우리 사회의 반목도, 두 사람에게 닥친 비극적 운명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노 전 대통령이 야당에 손을 내민 건 취임 2년 4개월차 때다. 문 대통령은 지금 취임 2년 4개월차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통해 청문회와 대학입시의 문제점을 절감했다지만 더욱 심각한 건 우리 사회의 분열과 증오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강주안 사회 에디터 [출처: 중앙일보] [서소문 포럼] 노무현이 내민 손을 박근혜가 잡았더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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