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聞column

"청문회前까지 펀드 덮어라" 조범동·정경심 수시로 전화돌렸다

bindol 2019. 9. 19. 09:14

[조국 파문]
조범동, 펀드 의혹 막으려 애쓴 정황… 정경심과 여러차례 통화
투자처 대표에 10차례 이상 전화 "펀드 관련 외부에 밝히지 마라"
법조계 "검찰, 조국·아내·5촌조카가 한몸처럼 움직였다고 판단"

검찰은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14억원을 넣은 '조국 펀드'의 투자 내용을 조 장관이 알고 있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공직자의 직접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는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 설립 자금을 댄 실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다. 정씨가 코링크PE 설립 직후인 2016년 9월 이 회사 주식 5억원어치를 인수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의향서도 나왔다. 실제 주식 인수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정씨가 '조국 펀드' 운용사에 직접 투자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펀드 투자와 운용을 분리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크다. 이 와중에 조 장관 부부가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와 함께 '조국 펀드' 관련 의혹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함께 움직인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 개혁 및 법무 개혁 당정협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 개혁 및 법무 개혁 당정협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 조 장관. /이덕훈 기자

정씨가 지난달 코링크PE 측에 투자운용보고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것도 그중 하나로 검찰은 보고 있다. 코링크PE 임직원들은 "당시 정씨가 '남편이 필요해서 갖다 달라고 하니, 보고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이 정씨에게 급조된 보고서를 요구했다는 뜻이다. 이 보고서엔 '(블라인드 펀드이기 때문에) 펀드 투자 대상에 대해선 알려줄 수 없다'는 말이 들어가 있다. "펀드 투자처를 모를 수밖에 없었다"는 조 장관의 기존 입장과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이다. 조 장관은 이 보고서를 언론에 공개했다.

코링크PE는 2017년과 2018년 투자운용보고서를 만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등 조 장관 가족이 이 회사 펀드에 투자했던 시점은 2017년 7월이다. 정씨는 이후 2년간 분기별 투자운용보고서를 받지 않고 있다가 조 장관이 지명되고 펀드 의혹이 터지자 보고서를 급히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이다. 검찰은 코링크PE 직원들을 상대로 보고서 급조 과정에 조 장관 측 입김이 있었는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법무장관 일가의 펀드 의혹 무마 시도

코링크PE의 실질적 대표로 활동했던 조범동씨는 조 장관이 후보자로 지명된 지난달 9일부터 '조국 펀드'가 인수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 최태식 대표에게 10차례 이상 전화를 해 '조국 펀드'와 관련한 입장을 외부에 밝히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2017년 7월 '조국 펀드'의 돈 10억여원을 웰스씨앤티에 투자했다가 4개월 뒤 돈을 다시 빼냈는데, 이 돈이 다시 조 장관 측으로 흘러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당시 최 대표가 이 돈의 용처에 대한 입장을 밝히려 하자 조씨가 "(조 장관) 인사청문회 전까지는 입장 자료 같은 걸 내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씨는 조 장관 지명 직후부터 '조국 펀드' 의혹 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한다. 조씨는 조 장관이 장관 후보자로 발표된 지난달 9일 웰스씨앤티 대표 최씨에게 전화를 했다. 조씨는 지난달 15일에도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펀드 관련 얘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은 조 장관의 법무부 국회청문회 지원단이 '조국 펀드' 의혹에 대해 "합법적 투자였다"고 해명한 날이었다. 조 장관이 지명되고 펀드 관련 해명을 한 날 조씨도 동시에 펀드와 관련한 '입막음용 전화'를 한 것이다. 조씨는 '조국 펀드'를 굴린 인물로 자신이 지목되자 지난달 15일 강원도 정선으로 피해 있다가 20일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선 "뭔가 맞춘 듯 돌아간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이 시기 조씨는 조 장관의 아내 정씨와도 여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이런 통화 내역을 두 사람이 펀드 관련 협의를 했다는 간접 물증으로 보고 있다.

정씨도 지난달 29일 증권사 직원 김모씨를 시켜 자택에 있는 PC 2대의 하드디스크 3개를 교체했다. 김씨는 하드디스크를 한 스포츠센터 사물함에 보관하다가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조 장관이 정씨와 함께 펀드 관련 의혹 등의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이렇게 한 것인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변호사는 "조 장관이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해 '조국 펀드' 운용에 직접 개입했다고 검찰이 판단한다는 것은 결국 조 장관을 중심으로 세 사람이 서로 교감하며 한 몸처럼 움직였다는 자료와 진술을 확보했다는 뜻일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19/201909190007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