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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은 한국의 아우슈비츠 같다. 독일 철학자 아도르노를 빗댄다면, ‘조국’을 겪은 뒤 한국 땅에서 다른 말은 차마 꺼낼 수가 없다. 어떤 노래도, 몸짓도 무의미해졌다. 민주당이 자신들도 모르게 고백했듯이 ‘조국’은 2019 한국 정치·사회의 블랙홀이 되어 버렸다.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말았다. ‘무서운 가족사기 집단’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면서도 사실상 ‘대한민국 권력 서열 넘버 2 행세’를 하고 있는 ‘조국 사태’를 해결하지 않고는 어떤 영역이든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우리 사회가 간직해온 평균적, 시민적, 상식적 양심의 둑이 무너지고 말았다. 대한민국 정치의 시계 바늘은 문 정권의 조국 임명 순간 멈춰버렸다.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 조국 법무장관 이후 다른 어떤 사설과 칼럼도 무의미하다. 다른 주제를 건드리는 순간 딴 나라 구경꾼처럼 되어 버린다. 무책임하고 한가해 보인다. 친척, 친구, 지인, 취재원 누구를 만나든 조국 얘기로 시작해서 조국 얘기로 끝나게 된다. 마치 조국 문제는 언론인으로서 내 운명 같다. 기자로서 내가 가야할 길에 조국이란 절체절명의 바리게이트가 가로막고 있는 것 같다. ‘조국’은 문 정권의 아킬레스건이자 시한폭탄이다. ‘조국’이란 뇌관을 터뜨리지 않으면 문 정권은 국민들의 아우성에 귀를 열지 않을 것이다. ‘조국’이란 아킬레스건에 화살을 꽂지 않으면 문 정권은 끝내 자신들이 국민을 이긴 줄 알 것이다. ‘조국 사퇴’를 거부하면서 올 가을·겨울을 지나고 나면 문 정권은 내년 총선 때까지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북한과 김정은에게 어떤 제안이든 불사할 것이고, 반일 감정을 어떻게든 악용할 것이고, 미국과 방위비 협상에서 어떤 양보든 하고 말 것이고, 우리 경제에 마취 주사와 링거 주사를 상한선 없이 투약할 것이고, 강의실 불 끄고 놀이터 지키고 골목길 담배꽁초 줍는 얼치기 취로사업에 포퓰리즘 돈 보따리를 풀어 놓을 것이고, 총선 표를 모으는데 도움 되는 정책을 남발할 것이다. 나라를 뒤흔든 충격을 견줄 때 ‘조국 사태’는 ‘IMF 사태’에 버금간다. 문 정권의 외골수 폭주를 막으려면 조국을 정지시키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 정권은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정권이 침몰했듯 ‘조국’이 침몰하면 자신들도 몰락할 것이라는 ‘데칼코마니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 나는 ‘조국’ 말고는 다른 얘기를 꺼낼 수가 없다. ‘조국’은 한국인에게 아우슈비츠 같은 블랙홀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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