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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 [361] 정보 게리맨더링

bindol 2019. 10. 2. 04:48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민주주의는 완전하지 않다. 아니, 많은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기에 누구나 쉽게 이론적으로 더 뛰어난 제도들을 상상해볼 수 있겠다. 하지만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이 말하지 않았던가. 인류가 만들어낸 수많은 제도 중 그나마 민주주의가 개인에게 가장 많은 부와 자유를 보장해 주기에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선호한다고. 절대 완벽해서가 아니라고. 완벽하지도, 완벽할 수도 없기에 민주주의는 언제나 진화하고 자유의 틀을 확장해야만 유지 가능하다. 노동자,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외국인, 그리고 점차 동물들의 권리와 자유까지 보장해주지 못하는 민주주의는 무의미하다는 말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경쟁력은 공평성이다. 경쟁은 치열할 수 있지만 모두가 공평한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게리맨더링' 때문이다. 유권자의 표를 위한 공정한 경쟁이 아닌,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가장 유리한 선거제도와 선거구를 만들어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근본적 버그를 민주주의는 가지고 있다. 매사추세츠 주지사 '엘브리지 게리(Elbridge Gerry)'가 19세기 초 처음 시도했다는 게리맨더링. 특히 최근 미국 연방 하원과 주의원 선거에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확률 모델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특정 정당에 가장 유리한 선거구를 설계해 주는 컨설팅 회사까지 등장했으니 말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조슈아 플롯킨(Joshua Plotkin) 교수와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지 논문을 통해 선거구 조작을 넘어 이제 새로 운 형태의 '정보 게리맨더링' 역시 가능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정보의 흐름과 연결성을 마치 선거구와도 같이 조작한다면 유권자에게 특정 정당이나 인물에게 유리한 정보만 전달되도록 조작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론적으로는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그나마 현실에서는 가장 우월했던 민주주의. 이제 우리는 현실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01/201910010319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