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인들은 뭍에 나와서도 고립됐다. 평균 76세인 한센인들은 봄이면 경남 하동으로 벚꽃 나들이를 떠나지만, 인적이 드문 곳을 찾지 못하면 버스 안에서 창 너머로 물끄러미 꽃과 뭍사람을 구경해야 했다. 가을 단풍 구경까지 합쳐 1년에 고작 두 번인 나들이를 앞두고 병원 직원들은 비상이 걸렸다. 손가락이 없어 젓가락을 쓸 수 없는 한센인들이 포크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차릴 수 있는 식당을 찾아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산하 기관 직원들이 진땀을 빼는 동안 상급 기관은 다른 데 열을 올렸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소록도병원 한센인 치매 예방 관리를 전담하는 한울센터를 개소했다고 홍보했다. 대통령 공약인 치매국가책임제를 구현하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센터장이 정규 의사가 아닌 공중보건의라는 사실은 고백하지 않았다. 정작 포용받지 못하는 한센인을 포용 국가 홍보 수단으로 악용한 셈이다. 이상한 경제 실험을 한다며 경제를 망쳐놨으면 돌봄이나 보훈 같은 포용이라도 잘할 줄 알았다. 하지만 지난 7월 서울 관악구의 40대 탈북 여성과 6세 아들이 굶어 죽었다. 대통령의 많은 슬로건이 지켜지지 않고 있지만, '포용 국가'구호만큼 거짓말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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