螂丸集

야당은 ‘반대하는 당(opposition party)’으로 설계된 방이다

bindol 2020. 4. 6. 05:32
1977년 ‘근로자 사회의료보험’을 도입한 사람은 박정희 대통령이다. 서강대 경제학 교수 김종인이 제안했지만 경제 관료와 보건사회부가 반대한 것을 밀어붙였다. 자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복지는 곧 안보”라면서 빈자(貧者)를 위해 인류 최초의 의료보험을 도입한 비스마르크의 결단과 다르지 않다.
 
문재인 정부는 보수 박정희의 도움을 단단히 받고 있다. 박정희가 민주주의를 질식시켰다는 죄목과 박근혜의 추락으로 불명예를 뒤집어 썼지만 그의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 그러면 진보정부의 가용 자산이 풍부해진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방역의 성공을 야당이 폄하하는 것도 온당하지 않다.
 
민주주의라는 구조물에서 . 집권당(ruling party)이 집단사고에 갇혀 독단에 빠지는 걸 막아주는 장치다. 부당해 보이는 공격도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의 선의가 깔려 있다. 이걸 무시하면 이판사판의 전쟁이 벌어진다.
 
역병의 고통 속에 모처럼 시민의 역량이 분출됐다. 정치도 달라져야 한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불완전한 존재다. ‘단 하나의 정의’라는 강박에서 벗어나 ‘복수의 옳음’이라는 딜레마를 수용해야 ‘완전한 코끼리’를 가질 수 있다. 형식적 민주화가 실질적 민주주의로 전환된다. 포스트 코로나가 가져다준 후천개벽의 기회를 살리는 길이다.

[출처: 중앙일보] [이하경 칼럼] 코로나 방역, 박정희의 유산을 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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