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경시청에서는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 수사관들에게 맨 먼저 떨어지는 명령이 있다고 한다. "Cherchez la femme!" 여인을 찾아라, 이런 뜻이다. 범죄를 저지른 용의자들의 배후와 연결고리에는 반드시 여인이 있다는 것이다. 대개는 애인일 수도 있고, 드물게는 어머니일 수도 있다. 만약 범인이 여성이라면 "남자를 찾아라" 이런 명령이 떨어질 것이다. 두 번째 수사 명령은 "‘돈 줄기’를 찾아라!"이다. ‘돈 줄기’만 따라가면 범죄 증거가 널려 있다는 뜻이다.
‘윤미향 사건’도 비슷하다. 윤미향 씨의 남편을 따라가 보면 뭔가 그 사람들의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궁금증이 풀리면서 납득을 하게 되고, 윤미향 씨의 돈 줄기를 따라가 보면 이번 사건의 본질과 성격을 그림처럼 그려낼 수 있게 된다. 이들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돕는다면서 개구쟁이의 코 묻은 돈이든, 기업의 뭉텅이 돈이든 가리지 않고 받았는데, 그러한 모금 행위를 일종의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이용한 것 같다.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를 ‘화수분’이라고 하는데, 그들에게는 할머니 핑계 모금 행위가 일종의 화수분이었던 셈이요,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는 도깨비 방망이였던 셈이다.
할머니가 겨울에 춥다고 하시면 바로 모금, 쉼터가 필요하다는 구실로 기부금, 그러다 돌아가시면 장례비가 필요하다면서 모금, 자기네 홍보를 하러 해외에 할머니를 모시고 나가면서 여행경비도 모금, 좌석을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한다면서 또 모금, 심지어 콩고 내전의 피해 여성을 돕는다며 모금, 베트남에 우물을 파준다며 모금, 우간다에 기념관 짓는다며 모금, 정말 어디다 쓰는 돈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윤미향씨네는 돈이 필요할 때마다 모금으로 해결할 수 있으니 일종의 ‘도깨비 방망이’가 맞는 것 같다. 윤미향 씨는 4개 개인계좌로 최소 11차례 모금을 했다고 하고, 남편이 운영하는 매체는 이러한 모금을 후원하도록 독려하는 기사를 실었다고 하니, 부부가 손발이 척척 맞는 것은 정말 조국 씨 부부는 저리 가라다.
윤미향 사건이 터진지도 이제 20일이 됐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의혹이 불거진다. 윤미향 일가가 1995년 이후 집을 다섯 채나 샀는데, 전액 현금으로 샀다고 한다. 수억 원 대에 이르는 큰 뭉칫돈이 오가는 대부분 현금 거래는 어두운 ‘검은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현금으로 집을 샀던 시기와 모금 운동을 했던 시기가 우연인 듯 앞뒤로 연결돼 있다고 하니 윤미향씨는 이런 문제도 해명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도깨비 방망이 모금’을 하면서 회계 장부는 적고 싶으면 적고, 말고 싶으면 말고, 정말로 엿장수 맘대로 회계 공시를 해왔다. 그러면서 이제는 "입력 과정의 오류일 뿐"이라며 컴퓨터 탓을 하고 남 말 하듯 하고 있다. 그런데 감히 윤향미씨의 회계 장부를 들여다보자는 사람도 없었다. 국세청도, 감사원도, 행안부도, 여성가족부도 입 없고 눈 없는 달걀귀신처럼 잠잠하다. 아니 아예 설설 긴다. 언제 어느 때 윤미향씨네가 여성가족부나 보훈처의 장차관이 되어 낙하산타고 내려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농담이 아니다. 지은희 전 여성가족부 장관, 그리고 이미경 현 KOICA 이사장이 윤미향씨와 같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대협 출신이다.
보통은 돈을 내는 쪽이 ‘갑’, 돈을 받는 쪽이 ‘을’이다. 그런데 윤미향씨네는 이런 것이 완전히 거꾸로 돼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들은 뭉텅이 돈을 낸 여성가족부, 교육부, 서울시 등에게 머리 꼭대기에 앉은 상전이요 성역처럼 굴었다. 오늘 한 신문 칼럼이 지적했듯이 "인권, 민주, 정의, 여성, 환경 같은 화려한 거대 담론을 독점한 시민단체는 스스로 권력이 됐다"는 현실을 우리는 너무도 절절하게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청와대 사람들을 필두로 한 고위 공무원, 그리고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꽂아 넣을 수 있는 공공기관과 공공기업, 그리고 각종 정부 위원회에는 시민운동가들이 셀 수 없을 만큼 차고 넘쳐난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비정부기구, NGO란 표현은 끝났다. 더 이상 NGO란 표현을 쓰면 안 된다. 시민단체 권력의 전성시대다. 지금 정점을 달리고 있다.
윤미향씨 같은 사람은 일종의 ‘롤 모델’이다. 왜 롤 모델인지 이유를 알 수 있도록 문제를 하나 드리겠다. 장차관 같은 고위 공직자가 되거나 금배지를 다는데 가장 빠른 방법은? 1)사법시험에 합격한다, 2)삼성전자에 입사한다, 3)시민단체에 들어간다. 요즘은 어린 학생들도 정답이 ‘3번’이라는 것을 안다고 한다. 좌파 정권에서 어떤 시민단체는 사실상 관변단체요 어용단체가 돼 있다. 비정부기구가 아니라 준정부기구가 돼 있다. 그래서 진중권씨는 ‘민주어용상’을 만들자고 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속을 만큼 속았다"고 했다. 할머니 말씀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지금까지 속았으니 앞으로는 속지 않겠다는 말씀으로 하신 것 같은데, 이용수 할머니는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서 이런 협잡은 계속될 것이다. 윤미향을 옹호하는 정부에서는 이런 피해자와 기부자가 또 속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26/202005260332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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