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
원나라 추현(鄒鉉)의 '수친양로신서(壽親養老新書)'에 노년의 양생을 위한 일곱 가지 비결이 보인다.
첫째 "말을 적게 해서 진기(眞氣)를 기른다(少言語養眞氣)." 말수를 줄여야 내면에 참다운 기운이 길러진다. 쉴 새 없이 떠들면 폐의 기운이 소모되어 안에 쌓여야 할 기운이 밖으로 흩어진다. 그 틈을 타 나쁜 기운이 밀려든다.
둘째 "색욕을 경계하여 정기를 기른다(戒色慾養精氣)." 손사막(孫思邈)이 말했다. "정욕을 함부로 하면 목숨은 아침 이슬과 같다.(姿其情欲, 則命同朝露也.)" 정기를 함부로 쓰는 것은 생명의 뿌리를 흔드는 행위다. 과도한 음양의 접촉을 삼간다.
셋째 "맛을 담박하게 해서 혈기를 기른다(薄滋味養血氣)." 기름진 음식은 피를 탁하게 해서 혈관을 막는다. 입에 단 음식이 몸에 해를 끼친다. 채식 위주의 식단이 피를 맑게 하고 정신을 상쾌하게 깨어나게 해준다.
넷째 "침을 삼켜 내장의 기운을 기른다(嚥津液養臟氣)." 입천장 위로 혀끝을 천천히 돌리면 진액이 혀뿌리로 고인다. 한참 뒤에 이를 삼킨다. 퇴계 선생이 열심히 했던 맨손체조 중에도 이 연진(嚥津)이 있다. 침은 소화액을 분비시켜 장의 운동을 활성화한다.
다섯째 "성을 내지 않아 간의 기운을 기른다(莫嗔怒養肝氣)." 간은 감정과 긴밀하게 접촉한다. 놀라면 간이 철렁하고, 겁 없으면 간이 부었다고 한다. 분노의 감정은 간의 기운을 치솟게 해 생체 리듬에 심각한 해를 끼친다.
여섯째 "음식을 알맞게 해서 위장의 기운을 기른다(美飮食養胃氣)." 미(美)는 좋은 음식을 먹으란 말이 아니라 조화로운 균형을 취하라는 뜻이다.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서 위장의 부담을 덜어주고 조화를 유지해야 한다.
일곱째 "생각을 적게 해서 심장의 기운을 기른다(少思慮養心氣)." 쓸데없는 뜬생각, 짓누르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지나친 생각은 건강을 해친다.
건강은 균형과 조화에서 나온다. 말은 줄이고 감정은 가라앉힌다. 욕망을 억제하고 생각은 아낀다. 치우침 없이 균형을 잡고, 넘치는 것을 덜어 조금 부족한 듯이.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29/2015092902504.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