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虎)는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어슬렁거리며 걷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호랑이를 맨손으로 상대한다는 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다. 또 황하(黃河)를 큰 배를 타지 않고 걸어서 건너겠다는 건 자살행위와 다름없다. 이런 뜻의 성어가 포호빙하(暴虎馮河)다. 호랑이를 맨주먹으로 치고(暴), 황하를 걸어서 건넌다(馮)는 뜻인데 무모한 용기를 가리킨다. 공자가 제자인 자로(子路)의 만용(蠻勇)을 꾸짖을 때 사용했다. “나는 맨손으로 범을 잡으려 하고 맨발로 황하를 건너려다가 죽어도 후회함이 없는 자와는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일을 하는 데 있어 두려운 생각을 가지고 꾀를 쓰기를 좋아해 일을 성공시키는 사람과 함께할 것이다(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必也臨事而懼 好謀而成者也)”. 모든 일이 용기만으로 되는 게 아니란 것을 타이르고 있다. 용기 이전에 신중한 검토가 선행돼야 하고 또 적정한 대책이 있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포호빙하는 시경(詩經)에도 보인다. ‘감히 맨손으로 호랑이를 치지 않고(不敢暴虎) 감히 황하를 걸어서 건너지는 않지만(不敢馮河) 사람은 그 하나만을 알고(人知其一) 그 밖의 것은 알지 못하는구나(莫知其他)’. 이 시는 악정(惡政)을 개탄한 것이다. 포호빙하처럼 엄청나게 무모한 짓을 하지는 않지만 그저 눈앞의 이익에만 정신이 팔려 장차 어떤 큰일이 일어날지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위정자(爲政者)의 안타까운 태도를 가리킨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서워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란 말을 낳았다. 가정(苛政)의 구체적 내용은 가렴주구(苛斂誅求)다. 시도 때도 없이 거둬들이는 게 가렴(苛斂)이요, 정당한 법적 근거도 없이 강제적으로 요구하는 게 주구(誅求)다. 나쁜 정치는 사람 잡아먹는 호랑이보다 더 두렵다는 이야기다. 산림청에 따르면 2014년 경북 봉화에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이 완공된 뒤 호랑이 두 마리를 방사한다고 한다. ‘호랑이 숲’을 조성해 이 안에 방사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론 그 수를 30여 마리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혹시 나쁜 정치를 피해 호랑이 숲으로 이주하겠다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 모르겠다. 그러지 않으려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할 것이다. 유상철 중국연구소 소장 scyou@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漢字, 세상을 말하다] 暴虎馮河 포호빙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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