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남한과 북한은 하나의 네이션(nation)일까, 두 개의 네이션일까?[출처: 중앙일보]

bindol 2020. 10. 25. 11:04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중앙포토]
나라, 혹은 국가를 가리키는 영어 단어는 네이션(nation)이다.

[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23. nation과 state의 차이

그렇다면 남한과 북한은 하나의 nation일까 아니면 두 개의 nations일까.
답은 하나의 nation이라고 할 수도, 두개의 nations라고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nation은 사람을 중심으로 보는 단어

하나의 nation이라는 건 South Korea와 North Korea가 하나의 민족으로 이뤄졌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 경우다.
nation이라는 단어는 주로 그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같은 역사, 문화, 언어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단위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며, 국경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반대로 남한과 북한이 분단 이후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서로 다른 정치 체체 뿐 아니라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갖게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남북한을 서로 다른 nations로 생각할 수 있다.

state는 정부 조직에 초점

이처럼 South Korea와 North Korea가 하나의 nation인지 두 개의 nations인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두 개의 다른 state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남한과 북한은 엄연히 다른 별도의 정부 조직과 정치 체제를 갖고 있기 떄문이다.
state는 독자적인 정부(government)를 갖고 있는 물리적인 영토를 가리키는 말이다.
특히 정부 조직에 초점이 맞춰진 단어다.
미국을 the United States라고 부르는 건 50개의 state가 모두 각각의 주정부를 갖고 있으며 각기 다른 영토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50개 주 정부를 아우르는 미국 연방정부 역시 독자적인 정부 조직과 영토를 갖고 있으니 역시 state다.

국영 기업은 state-owned company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Bank of Korea)나 한국수출입은행(Korea Export-Import Bank)이 state-owned bank에 해당한다.

2018년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뉴욕에서 열린 불꽃놀이. 미국은 177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EPA]

 

미국인들은 둘 사이 구분 안 해

사실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미국인들은 nation과 state를 잘 구분하지 않는다.
이런 구분에 예민한 건 유럽인들이다.
유럽은 같은 민족이라도 별도의 정치 체제를 가진 여러 개의 나라, 즉 여러 개의 state로 나뉘어진 곳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1800년대 이후 유럽 은 곳곳에서 벌어진 수 차례의 분쟁으로 인해 각국의 경계선이 큰 변화를 겪었다.

유럽은 1800년대 이후 하나의 민족이 여러 개의 나라로 나뉘거나 각국의 경계선이 변화하는 등 큰 변동을 겪었다. [네이버 유럽지도]


nation-state(민족국가)라는 말도 있다.
하나의 민족이 하나의 정부를 갖고 있는 나라를 nation-state라고 한다.
South Korea도 North Korea도 국민 대부분 동일한 성격을 갖고 있는 하나의 민족으로 구성돼 있는 나라로 각각이 nation-state라고 할 수 있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비즈니스 에디터 Jim Bulley,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남한과 북한은 하나의 네이션(nation)일까, 두 개의 네이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