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聞column

[사설] 나랏빚 130억 안 갚은 조국 母 “전 재산 9만원” 해도 너무해

bindol 2020. 10. 27. 05:25

조선일보

 

 

조국 전 법무장관의 모친이 이사로 등재돼 있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학교법인 웅동학원 산하 웅동중학교.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가 나라에 진 빚 130억원을 갚겠다고 약속한 지 1년이 지나도록 한 푼도 갚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학재단 이사장인 그의 모친은 법원에 제출한 재산 목록에 예금 9만5819원이 전부라고 기재했다. 자동차나 가구, 가전제품 등도 소유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신고 재산만 56억이 넘는 자산가인데 그의 모친은 빈털터리라니, 누가 믿겠는가. “남은 재산이 29만원”이라던 전두환 전 대통령 얘기가 떠오른다.

이 빚은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꿀 수밖에 없다. 조 전 장관 일가가 운영하던 건설사와 웅동학원이 갚지 못한 채권을 떠안은 캠코(자산관리공사)는 2001년부터 130여 차례 상환 독촉에 나섰지만 조 전 장관 측은 요리조리 피하며 응하지 않았다. 19년간 버티자 지난 5월 법원이 ‘악성 채무자’로 판단하고 강제 조치를 내렸지만 “9만원밖에 없다”며 또 ‘배 째라’ 식으로 나온 것이다.

조 전 장관 일가는 사망한 부친이 남긴 다른 빚 50억원도 ‘한정 승인’ 절차를 활용해 면제받았다. 조 전 장관은 이런 방식으로 부친에게 상속받은 ’21원' 중 자신 몫인 ‘6원’만 빚 갚는 데 쓰고 나머지 자신 몫 빚 12억원 전액을 탕감받았다. 조 전 장관 동생은 ‘위장 이혼’ 의혹에다 소송에 불응하는 변칙을 써가며 100억원대 공사 채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그는 채무 변제를 위해 이 채권을 내놓겠다더니 아직도 캠코에 넘기지 않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인사청문회 전 “가족 모두가 웅동학원과 관련된 일체의 직함과 권한을 내려놓겠다”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도 웅동학원 이사장은 여전히 조 전 장관 모친이 맡아 운영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처와 자식 명의 사모펀드는 공익법인에 기부하겠다”고도 했지만 역시 말뿐이었다. 당시 그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잠시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실천”이라고 했지만 단 한 가지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온갖 거짓말로 국민을 속인 장본인이 지금도 “검찰 개혁” 운운하며 비판자들을 고발과 소송으로 위협하고 있다. 후안무치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