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재준 서울대 의대교수
의학교육실장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의학에도 첨단 기법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표적 항암제, 로봇 수술, 중입자 치료, 의료 인공지능 같은 것들이다. 그렇지만 이 중 어느 것도 백신만큼 인류에게 기여하지는 못할 것이다. 백신 덕분에 천연두는 박멸되었고, 폴리오바이러스 감염도 거의 없어졌다. 그럼에도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시비가 자주 일고 있다. 흔히 MMR 이라고 불리는 홍역·볼거리·풍진 혼합백신에 대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인류에 대한 백신 기여 큰데 1998년 2월, MMR 백신에 관한 충격적인 내용의 연구가 최고 의학학술지 중 하나인 ‘랜싯’에 게재됐다. 앤드루 웨이크필드 교수가 이끄는 영국 왕립자유병원 및 의과대학 연구팀은 자폐증 등의 발달 장애와 함께 복통과 설사로 고생해온 아이들 12명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대장내시경을 통해 이 아이들의 장 점막에서 특이한 염증을 확인했다는 것이었다. 장 점막의 염증 때문에 펩타이드가 지나치게 많이 흡수되는 것이 발달 장애의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은 과거에도 있었으므로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연구였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이 아이들의 발달 장애는 대부분 MMR 접종 후 얼마 되지 않아 시작되었다고 밝히며, 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해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 의학노트 11/13 한편, 웨이크필드 교수가 MMR 백신 생산회사를 고소한 부모들을 대리하던 변호사로부터 상당액의 연구비를 비공식적으로 받았다는 사실이 보도되어 연구 결과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었다. 결국 2007년 영국의료협의회는 논문에 대한 공식조사에 착수했는데, 몇 가지 예상하지 못했던 사실들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논문에 밝힌 것과는 달리 자신들의 결론에 맞는 아이들만을 연구에 포함했고, 아이들에게 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대장내시경과 척수천자를 시행했으며, 연구윤리 심의위원회의 승인을 제대로 받지 않고 연구를 진행했던 것이 밝혀졌다.
|
'colum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글로벌 아이] 4년 뒤 제2의 트럼프 나올까[출처: 중앙일보] (0) | 2020.11.13 |
|---|---|
| [시론] 북방경제위 3년, 이제는 ‘성공 스토리’ 보여줘야[출처: 중앙일보] (0) | 2020.11.13 |
| [권혁주의 시선] ‘부채는 폭탄’이라던 문재인 대통령[출처: 중앙일보] (0) | 2020.11.13 |
| [최상연의 시시각각] 노무현 집값 실패도 DJ 탓이었나[출처: 중앙일보] (0) | 2020.11.13 |
| [중앙시평] 비열한 신세계를 좇는 정권[출처: 중앙일보] (0) | 2020.11.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