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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옥의 말과 글] [176] 워런 버핏의 집값

bindol 2020. 11. 21. 05:41

[백영옥의 말과 글] [176] 워런 버핏의 집값

백영옥 소설가

 

투자의 신 워런 버핏의 별명은 ‘오마하의 현인’이다. 그는 미 중부 네브래스카 오마하에 살고 있다. 주식 투자자 중에는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그의 집 앞에서 사진을 찍어 인증하는 사람도 많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 기간에는 더 많은 사람이 오마하로 몰린다. 60년 넘게 살고 있는 그의 집은 2018년 보도에 의하면 약 65만달러, 한화로 7억2000만원 정도다. 하지만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인 버핏이 만약 자신의 집을 팔아 서울로 이사한다면 그는 25평 아파트를 사는 것도 힘들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 서울을 벗어나 김포, 부산, 창원 등 가격 폭등세가 전국적이다. 사는 곳이 계급이 되었으니 이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어디 사냐고 묻는 것도 실례다. 오래전 트위터에 떠돌던 이야기가 있다. “담뱃값 모으면 집을 사겠다”는 선배의 충고에 감명받아 금연 후 그 돈을 모으기 시작한 P씨가 결국 강남에 아파트를 샀는데 그의 나이 1428세 때의 일이라는 얘기다. 지금이라면 P씨는 2000살을 넘겨야 한다.

영화 ‘기생충’에서 송강호가 아들에게 말한다. “너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지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No Plan. 왜냐, 계획을 하면 반드시 계획대로 안 되거든 인생이… 또 애초부터 아무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터져도 다 상관이 없는 거야.” 영화에서 그는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다 순식간에 사라진 ‘대만 카스텔라’ 사업을 하다가 망한 인물로 그려졌다. 그의 사업은 계획과 다르게 예상치 못한 TV 고발 프로그램으로 한순간 날아간다. 그렇게 그는 반지하의 세계로 내려간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우울하지만 부동산 때문에 우울한 사람도 많다. 특히 아끼고 저축하며 내 집 마련의 꿈을 키워온 평범한 사람들이 그렇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몇 억씩 올라버린 가격은 누군가의 꿈을 빼앗는 것이다. 그것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그들이 다시 꿈을 꾸고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 사람에게서 꿈조차 빼앗는 것은 또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