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진의漢字..

전광진의 '하루한자와 격언'[137] 墓碑(묘비)

bindol 2020. 12. 2. 05:29

墓 碑

*무덤 묘(土-14, 5급)

*비석 비(石-13, 5급)

 

‘훗날 당신의 묘비는 누가 뭐라 쓸까요?’의 ‘묘비’는? ①墓卑 ②墓婢 ③墓碑 ④墓脾. ‘墓碑’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자.

 

墓자의 본뜻은 무덤에 속한 ‘땅’(land)이었기에 ‘흙 토’(土)가 의미요소로 쓰였고, 莫(없을 막/저물 모)는 발음요소였다. 옛날에는 땅 속에 파묻기만 했던 平土葬(평토장)을 ‘墓’, 땅위로 볼록하게 흙을 쌓아 올린 封墳葬(봉분장)을 ‘墳’이라 구분했는데, 후에 ‘무덤’(grave)을 통칭하여 ‘墓’라 하였다.

 

碑자는 돌을 다듬어 글을 새겨서 세워 놓은 ‘비석’(tombstone)을 뜻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돌 석’(石)이 의미요소로 쓰였다. 卑(낮을 비)는 발음요소로 뜻과는 무관하다.

 

墓碑(묘:비)는 ‘무덤 앞에 세우는 비석’을 이른다. 당송 팔대가의 한 사람인 구양수는 친구의 묘지명에서 그를 이렇게 칭송하였다.

 

‘부딪친 일이 어렵든 쉽든 가리지 않고, 과감하고도 용감하게 돌파하였다.’

(遇事無難易 우사무난역, 而勇於敢爲 이용어감위 - ‘尹師魯墓志銘’윤사노묘지명).

 

【添言】 世宗大王께서 訓民正音 28개 글자를 創製하셨습니다. 그 가운데 24개가 지금도 그대로 쓰이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訓民正音’이라 하지 않고, ‘한글’이라고 합니다. 한글 24개만 안다고 다 됐다고 여기는 것은 알파벳 26개 만 알면 된다고 까부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입니다.

 

한국어를 마스트하자면 정확한 語音과 語法, 그리고 수 만개의 語彙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어에 쓰이는 핵심어휘는 95% 이상이 한자어입니다.

 

한자어도 우리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말 한자어 속뜻사전>을 엮었고, <교과서 한자어 속뜻사전>을 엮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생각의 힘’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인간은 아는 단어의 수만큼 생각합니다.

 

생각이 깊은 사람이 되자면 우리말 漢字語를 많이 알아야 합니다.

- 2018. 8. 7 새벽에

전광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