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3.여울, 탄(灘)

bindol 2020. 12. 25. 05:32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143.여울, 탄(灘)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 2016. 3. 2. 15:58

 


경사를 이루면서 토사와 자갈 등이 많이 쌓여 물 흐르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는 곳이 여울이다. 한자로는 灘(탄)으로 적는다.

 

 

요즘 복귀한 가수 한 사람이 눈길을 끈다. ‘개여울’이라는 노래로 197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정미조다. 이 노래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노랫말이 참 아름다워서다. 작사자는 서정시로 이 땅 위의 숱한 사람들 심금을 울렸던 김소월이다.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 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지하철 한자 여행 2호선>에서도 적었지만, 물의 흐름을 다시 돌아본다. 산간의 작고 좁은 지형을 흐르는 물은 溪(계), 그보다 조금 넓어진 곳을 흐르는 시내는 川(천)으로 적는다. 그런 모든 물의 흐름을 일컬을 때는 河川(하천)이라는 말을 쓴다. 그를 세분해 행정적으로 정리한 용어는 제법 풍부하다.

 

건천(乾川)은 순우리말로 ‘마른 내’다.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다가 비가 많이 온 뒤에야 비로소 물의 흐름이 나타나는 내다. 구국의 명장 이순신 장군이 지금의 서울 중구 건천동(乾川洞) 명보극장 부근에서 태어나 자랐다는 얘기는 제법 유명하다. 우리 하천의 모습이 대개 이 건천을 닮았다. 그래서 이 건천이라는 이름 역시 전국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 건천을 학문적으로 적으면 간헐하천(間歇河川)이다. 사이사이(間)에 쉰다(歇)의 엮음인데, 비가 오면 흐름이 생겨났다가 평소에는 흐름을 멈추는 하천이다. 끊겼다(斷) 이어지기도(續) 한다는 뜻에서 단속하천(斷續河川)으로도 적는다. 그 반대는 늘 물의 흐름이 있다고 해서 항상하천(恒常河川)으로 부르고 적는다.

 

하천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하구(河口) 등에서는 물이 품고 왔던 대량의 흙과 모래가 퇴적(堆積)해 삼각주 형태의 땅을 이룬다. 그곳에 역시 물이 번져 복잡한 흐름을 형성하는데, 그 모습이 그물처럼 복잡하게 얽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곧 그물 모습의 내, 즉 망상하천(網狀河川)이다.

 

감조하천(感潮河川)도 있다. 바닷가의 어귀에 있는 내가 바다 썰물과 밀물의 영향을 받는 경우다. 밀물과 썰물의 조류(潮)에 감응(感)하는 하천이라는 엮음이다. 중앙정부에서 직접 관할하는 하천은 직할하천(直轄河川), 지방 자치단체에서 관할하는 하천은 준용하천(準用河川)으로 각각 부른다. 행정에서 다루는 용어라서 조금 어렵다.

 

여울, 또는 개여울은 한자로 灘(탄)이다. 시냇물, 또는 제법 큰 하천의 흐름이 품은 토사(土沙)와 돌 등이 좁고 기운 지형에 쌓이면서 생긴 물의 길목이다. 그와 비슷한 맥락의 다른 한 뜻은 하천이 바다로 나아가는 하구(河口)에 토사와 자갈 등이 쌓여 생긴 너른 땅이다.

 

여울은 바닥에 깔린 토사 또는 자갈 등 때문에 물소리가 제법 크다. 더구나 수심이 얕을 경우 그 소리는 더욱 커진다. 천탄(淺灘)은 물이 얕아져서 흐르는 물소리가 퍽 큰 곳을 가리킨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유속이 빨라 위험한 곳은 험탄(險灘)이라고 적는다.

 

흘러 지나감의 물상(物象)을 따질 때 물은 대표적이다. 하염없이 흘러 아득히 사라지는 물, 그리고 다시 비로 내려 땅을 적시는 물을 보며 우리는 덧없는 세월의 순환을 절감한다. 그래서 시인은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 있었던 것일까. 아무튼 이렇게 우리는 또 한 번의 봄을 맞는다. 이 봄 또한 물소리 가득 넘치는 여울처럼 고요하지는 않지만.



출처: https://hanjoong.tistory.com/entry/한자-그물로-중국어-잡기-143여울-탄灘?category=662101 [한자 그물로 중국어 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