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의 말은 굽었다[枉]. 곧지 못하다[不直]는 뜻이다. 곧음과 굽음의 이분법은 공자에게서 나왔다. 노나라 군주 애공이 물었다.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복종을 하는가?” 공자가 대답했다. “곧은 사람을 뽑아서 쓰고 나머지 굽은 사람들은 그에 맞는 자리에 두면 백성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서 따를 것이고 그 반대가 되면 백성들은 복종하지 않을 것입니다.” 굽은 마음은 말에서 드러나는데 역사 속에 가장 대표적인 굽은 말은 진나라 멸망을 재촉한 환관 조고(趙高)가 했다는 지록위마(指鹿爲馬)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해놓고 그 말을 따르는 자는 자기편, 따르지 않는 자는 적으로 삼았던 것이다. 어떤 음식 평론가라는 사람은 조국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가 유죄 판결을 받자 조국을 예수에 비유했다가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환관 조고 저리 가라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생각이 정상인 사람은 굽은 말을 들으면 설사 바로 앞에서 비판을 하지는 못할망정 고개를 돌리게 된다. 이유는 그런 말에서는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이다.
굽은 말은 굽은 행동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당나라 때 재상 위원충(魏元忠)이 병을 앓자 시어사 곽홍패(郭弘覇)라는 자가 문병을 가서 직접 위원충의 대변 맛을 보고서 맛이 달면 병이 심하고 쓰면 괜찮은데 맛이 쓰니 병이 곧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나온 말이 상분지도(嘗糞之徒), 즉 아첨을 위해 똥 맛보는 패거리라는 뜻이다. 이런 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향기로울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얼마 전 법원에서 업무 복귀 판결을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을 지키는 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박근혜 전 대통령은?’이라고 묻고 싶지도 않다. 이런 민주주의란 애당초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비문(非文), 즉 문장으로 성립이 안 될 뿐이다. 능력은 안 되고 대선 후보는 되고 싶다 보니 ‘대깨문’을 향한 애정 고백으로 보이지만 그 말에서 좋지 못한 냄새가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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