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鶴樓 / 崔顥
昔人已乘黃鶴去 석인이승황학거
此地空餘黃鶴樓 차지공여황학루
黃鶴一去不復返 황학일거불복반
白雲千載空悠悠 백운천재공유유
晴川歷歷漢陽樹 청천력력한양수
芳草萋萋鸚鵡洲 방초처처앵무주
日暮鄕關何處是 일모향관하처시
煙波江上使人愁 연파강상사인수
옛사람 황학 타고 이미 떠났고
이곳엔 덩그마니 황학루만 남아 있네
황학은 가버린 후 돌아오지 않고
흰 구름만 천년토록 하릴없이 흐른다
맑은 물엔 반들반들 한양의 숲 어른대고
향초는 더북더북 앵무섬에 무성하다
해는 저무는데 고향은 어디쯤일까
강 위에 핀 물안개에 마음만 스산하네
신선이 노닐다 황학을 타고 떠났다는 황학루.
신선의 자취는 간데없고 누각만 덩그마니 홀로 남았다.
저 하늘 어딘가를 휘저었을 황학의 날갯짓마저
오랜 세월 무심한 구름 속으로 흐르고 흐를 뿐이다.
세상사 무상하기 그지없다는 공허감에 넋 놓고 있는 사이,
누각 저 너머로 화사하고 풍요로운 풍광이 시인의 시야에 잡힌다.
햇살에 반들거리며 도성 숲 머리가 강물에 일렁이고 삼각주 위의 봄풀이 저리 무성하다.
하지만 시간이 시나브로 해거름으로 향하면서 나그네 발길도 어쩔 수 없이 분주해졌을 터다.
강 위에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함께 향수의 가슴앓이가 스멀스멀 피어나고 있다.
황학루는 3세기 초 오(吳)나라 손권이 최초로 건립했다고 하는데
역대 많은 시인 묵객들이 족적을 남겼다.
이백이 이곳에서 최호의 시를 읽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이야기가 특히 유명하다.
젊은 시절부터 각지를 유람하며 시를 남겼던 이백이 황학루를 방문하여
막 시흥을 돋우려는 찰나 머리 위로 최호의 ‘황학루’가 눈에 들어왔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의 허무와 노스탤지어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절창(絶唱)에 이 대시인마저 시상이 흔들렸던가.
이백은 ‘눈앞에 경치를 두고도 말로 표현할 수 없으니
최호가 읊은 노래가 바로 위에 있기 때문이러니’란 시구를 남기고 붓을 놓았다고 한다.
이준식 성균관대 명예교수
① 黃鶴(황학): ≪全唐詩(전당시)≫에는 본래 ‘白雲(백운)’으로 되어 있다.
② 昔人(석인): 전설상의 仙人
③ 黃鶴樓(황학루): 지금의 호북성(胡北省) 무창현(武昌縣) 서쪽 黃鶴磯에 있다.
그곳에서 내려다보면 강의 수평선이 천리에 이른다고 한다.
황학루’라는 명칭을 두고는 두 가지의 설이 있다.
삼국시대 촉(蜀)의 비문위(費文褘)가 이곳에서 황학을 타고
선경(仙境)에 올랐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는 설,
선인(仙人)인 왕자안(王子安)이 황학을 타고 지나다
이곳을 경유하였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는 설이다.
④ 悠悠(유유): 먼 곳에서 바람이 이는 가운데 떠다니는 모습을 형용한 것이다.
⑤ 歷歷(역역): 분명한 모습이다.
⑥ 漢陽(한양): 무창(武昌)의 서북쪽에 있으며,
황학루와는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바라보인다.
⑦ 萋萋(처처): 풀이 무성한 모습
⑧ 鸚鵡洲(앵무주): 지금의 우한武漢 서남쪽 장강長江에 있는 모래톱
⑨ 鄕關(향관): 시인의 고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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