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행위 등에 빗대 뭔가를 설명하는 한자 단어는 많다. 낭자(狼藉)도 그 하나다. 늑대(狼)는 대개 조그만 동굴에 보금자리를 튼다. 보통 마른 풀을 밑에 깐(藉) 뒤 생활한다. ‘낭자’는 원래 늑대가 웅크리고 있던, 엉클어진 자리다.
수달(水獺)은 욕심이 많다는 혐의를 받았다. 잡은 물고기를 물가 바위 위에 늘어놓는 버릇이 있어서다. 수달이 제사를 지낸다고 본 사람들은 급기야 獺祭(달제)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뜻은 욕심을 부려 오버하는 사람이나 행위다.
쥐도 사람들의 입에 단골로 등장한다. 이상한 기척을 감지해 냉큼 구멍으로 파고드는 쥐의 행위는 ‘서찬(鼠竄)’이다. 머리를 부여잡고 구멍으로 내빼는 쥐의 모습은 포두서찬(抱頭鼠竄)이다. 형편없이 체면을 구기고 도망치는 사람이다.
쥐는 곡식을 비롯해 집 재산을 축내는 녀석이라 비아냥거리는 표현이 많다. 서목촌광(鼠目寸光)이라고 적어 바로 제 앞만 보는 짧은 안목을 가리킨다. 수서양단(首鼠兩端)은 좌우로 눈치만 살피는 쥐의 모습으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을 그렸다.
등에 무수한 바늘을 지니고 있는 듯한 고슴도치를 표현하는 말은 위집(蝟集)이다. 잡다한 일이 많이 모이는 상황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시끄럽게 울어대다가 금세 흩어지는 까마귀는 오합(烏合)이라는 말을 얻었다. 뭔가 얻으려고 쉽게 모여들었다가 흩어지는 사람들이다.
여우는 의심이 많은 동물로 사람들 눈에 비쳤다. 그래서 호의(狐疑)라는 말이 나왔다. 이것저것 따지고 재느라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의 행위에 붙이는 말이다. 작약(雀躍)은 참새 등 아주 작은 종류의 새가 폴짝폴짝 가볍게 뛰어다니는 모습이다. 기쁜 일이 닥쳤을 때 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마구 날뛰면 환호작약(歡呼雀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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