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
예나 지금이나 중국을 일컫는 대표적인 단어다.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의 정식 국가 명칭에도 올라 있고, 흔히 중국의 문명을 중화(中華)라고 적을 때도 등장한다. 어쩌면 중국을 상징하는 글자 그 자체라고 해도 무방하다.
華(화)는 원래 광채(光彩)를 뜻했다. 특히 우리가 해나 달을 바라볼 때 중간에 구름 등이 끼어들면서 해와 달의 외곽에 밝게 눈부심이 생기도록 만드는 그런 광채다. 그로써 ‘아름다운 것’ ‘눈부신 것’ ‘뛰어난 것’ 등의 뜻을 얻었고, 마침내는 식물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인 ‘꽃’의 의미까지 획득했다.
이 글자에다가 ‘곱다’라는 뜻을 얹어 만든 단어가 화려(華麗), 뛰어나다는 의미의 글자를 앞에 붙여 정화(精華), 곱고 멋져 보인다는 뜻의 화사(華奢), 너무 그런 데만 치중해 들떠 있는 경우의 부화(浮華) 등 단어를 만들었다. 지나치게 화려한 일은 호화(豪華)라고 적으며, 번성해서 화려함에 이르는 일을 번화(繁華)라고 적는다. ‘호화롭다’ ‘번화한 거리’ 등의 표현으로 우리가 자주 쓰는 단어들이다.
중국은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의 문명권역에 사는 사람을 이 글자로 표현하고, 그렇지 않은 주변의 사람들에게는 오랑캐라는 뜻의 이(夷)라는 글자를 붙였다. 이른바 화이(華夷)의 세계관이다. 자신은 화려한 문명의 주인공, 주변은 모두 오랑캐라는 식의 관점이다.
그래서 중국은 자신의 영토, 자신의 문물 등에 모두 華(화)를 갖다가 붙인다. 중국인을 화인(華人)이라거나, 중국의 복식을 화복(華服), 중국인으로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을 화교(華僑) 등으로 적는 게 대표적이다. 중국 상인은 화상(華商)이고, 중국어는 화어(華語)라는 식이다.
지난달 19차 당 대회를 끝낸 중국 공산당의 새 지도부가 출범했다.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그 지도부의 일관된 꿈은 ‘중화민족의 부흥’이다. 힘의 강력한 집중과 선택이 더 가속화할 분위기다. 자국 중심의 민족주의까지 그에 가세할 전망이다. 그 흐름이 ‘화려’로 흐를지, 아니면 ‘부화’로 쏠릴지 제대로 지켜볼 일이다.
유광종 <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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