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史記列傳 故事 (57) 狐濡尾[호유미]

bindol 2021. 7. 23. 05:29

史記列傳 故事(57)狐濡尾[호유미] 

 

❏《주역》 〈미제(未濟)〉, 《사기》 〈춘신군열전(春申君列傳)〉
狐: 여우 호 濡: 적실 유 尾: 꼬리 미

❏풀이: 여우의 꼬리가 물에 젖다.
여우는 머리가 가볍고 꼬리가 무겁기 때문에 꼬리를 등에 얹고 냇물을 건너는 습성이 있다고 하는데 도중에 힘이 빠져 꼬리가 물에 젖어 건너지 못했다는 옛이야기에서 온 말. 일을 시작하기는 쉬우나 끝마무리를 잘하기가 어려움을 비유함. 소인의 재주로서 큰일을 감당하기 어려움을 비유함. =호유기미(狐濡其尾).

❏구조: 狐↪濡/尾
•狐(여우 호): 여우는 몸의 길이는 70cm 정도이고 홀쭉하며, 주둥이가 길고 뾰족한데 꼬리는 굵고 길다(주역 미제괘에서는 어린여우를 말한다)
•濡/尾(유미): 꼬리가 젖다
-濡(젖을 유) 물이 배어 축축하게 되다(동사술어)
-尾(꼬리 미) ‘꼬리’(보어 간접목적어)

❏유래:
秦(진)나라 왕이 武安君(무안군)으로 하여금 韓(한)나라, 魏(위)나라와 함께 楚(초)나라를 정벌하게 하려고 하였다. 楚(초)나라 사자 黃歇(황헐)이 秦(진)나라에 왔다가 그 소식을 듣고 일거에 楚(초)나라를 멸망시킬까 두려워서 다음과 같이 글을 올렸다.

왕께서 만약 능히 공적을 유지하고 위세를 지켜서, 공격하여 차지하려는 마음을 억제하시고 仁義(인의)의 도리를 두텁게 하여 후환이 없도록 하신다면 三王에 王을 더하여 四王으로 해도 부족하고 五霸(오패)에 王을 더하여 六霸(육패)로 해도 부족할 것입니다

왕께서 만약 인구가 많은 것을 믿고 군사력이 강한 것에 기대어 무력으로 천하의 군주들을 신하로 복속시키려고 하신다면 신은 후환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원문: 易曰 狐涉水 濡其尾 此 言始之易終之難也
(역왈 호섭수 유기미 차 언시지이종지난야)

≪易주역≫에 ‘여우가 물을 건넘에 그 꼬리를 적시도다.’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시작하기는 쉬워도 잘 마치기는 어렵다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여우가 물에 들어가기는 쉬워도 꼬리에 물이 많이 젖어 물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뜻)

※이글의 인용은 주역의 未濟(미제)괘에 나온 말이다.
未濟, 事未成之時也. 水火不交, 不相爲用, 卦之六爻, 皆失其位, 故爲未濟. 汔, 幾也, 幾濟而濡尾, 猶未濟也. 占者如此, 何所利哉.
(미제 사미성지시야 수화불교 불상위용 괘지육효 개실기위 고위미제 흘 기야 기제이유미 유미제야 점자여차 하소리재)

‘미제(未濟)’는 일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때이다. 물과 불이 서로 사귀지 못하여 서로 쓰임이 되지 못하고, 괘의 여섯 효가 모두 제자리를 잃었기 때문에 ‘이루어지지 않음[未濟]’이 되었다. ‘거의 흘(汔)’은 ‘거의 기[幾]’이니, 거의 건너가서 꼬리를 적심은 여전히 건너지 못한 것이다. 점을 치는 자가 이와 같이 하면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