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술, 범죄의 아비, 혐오스러운 것의 어미
윤희영 에디터 - 조선일보
동시통역대학원(한국어·스페인어·영어)과 뉴욕특파원 출신으로, ‘윤희영의 News English’를 통해 시사·영어·작문을 한 자리에서 ‘원 스톱’으로 섭취할 수 있는 ‘모둠상’을 차려내고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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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8.12 03:00
왜 어떤 사람은 술만 마시면 공격적이 돼서(become aggressive) 화를 내며 시비를 걸고 싸움을 벌이는(pick a quarrel and go for a fight) 걸까.
술이 호전성을 유발하는(trigger the belligerence) 까닭에 대한 이론은 여럿이다. 그중 유력한 이론(leading theory)은 ‘알코올 근시(近視·alcohol myopia)’ 원인론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축소시키고(reduce our ability to think straight) 주의의 대상 폭을 좁히기(narrow our attention) 때문이라는 얘기다.
일러스트=김도원
술이 들어갈수록 상황을 이성적으로 해석하는 데(interpret situations rationally) 필요한 사회적 신호들을 놓치기 시작한다(begin to miss social cues). 누군가 조금만 거슬리는 언행을 해도 상황을 잘못 짚고 과잉 반응을 보인다(misread the situation and overreact). 앞으로 생길 결과(upcoming consequences)는 생각해보지도 않고 덥석 미끼를 물어버린다(rise to the bait).
술이 거나해지면(have a drop too much)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왜곡된다(be distorted). 다른 사람의 행동을 잘못 이해할 가능성이 더 많아진다(be more likely to misinterpret other people’s behavior). 평상시 같으면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shrug off) 일에도 격하고 성난 반응을 불러온다(give rise to violent and angry reactions). 어쩌다 우연히 부딪혔을 뿐인데 요란스레 싸움을 거는(pick a fight over little more than bumping into someone purely by accident) 것도 이런 탓이다.
알코올은 뇌에 화학적 변화를 야기한다(cause chemical changes). 처음엔 느긋함을 느끼게(feel relaxed) 되는데, 감정 표현 억제(inhibition)를 관장하는 뇌 활동이 마비되기 시작하는 전조 현상이다. 충동 조절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play a key role in impulse control) 전두엽 피질 내의 기능을 저하시켜(decrease the function in the prefrontal cortex) 일시적으로 제어 능력을 앗아가는 ‘탈억제 효과(disinhibition effect)’가 나타난다.
‘특성 분노(trait anger)’라는 것이 있다. 만성적 분노를 겪는(experience chronic anger) 성격 특성을 말하는(refer to a personality trait) 것으로, 이 기질이 많으면 분노의 느낌을 활성화할(activate feelings of anger) 자극들을 찾아내려는 성향이 있어(tend to seek out stimuli) 더 자주, 더 공격적으로, 더 길게 분노를 분출한다. 이런 사람이 술을 마시게 되면 타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add fuel to the fire) 격이 돼 화기애애했던 자리를 엉망으로 만들곤(screw up) 한다.
술은 모든 범죄의 아비, 온갖 혐오스러운 것의 어미(mother of all abominations)라고 했다. 이런 말도 있다. “술이 사람을 못된 놈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놈이 원래 못된 놈이라는 사실을 술이 밝혀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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