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5월 1일은 세계인들이 함께 하는 勞動節(노동절)이다. 우리는 ‘勤勞者(근로자)의 날’이라 이름 하였지만, 勞와 勤은 사실 같은 뜻이다.
勞를 ‘설문해자’에서는 力(힘 력)이 의미부이고 熒의 생략된 모습이 소리부라 하였지만, 금문(왼쪽 그림)은 두 개의 火(불 화)와 衣(옷 의)로 구성되었다. 火는 등불을 뜻하고 衣는 사람을 의미하여, 불을 밝혀 밤 새워 일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금문에서는 간혹 衣 대신 心(마음 심)이 더해지기도 했지만, 소전체로 들면서 지금처럼 力으로 고정되었다. 힘든 일로 고생스런 마음을 뜻하는 心 보다 육체적 힘을 뜻하는 力이 의미부가 된 것은, 원래는 정신적 육체적 노동의 구분이 없던 것에서 육체적 노동이 勞動을 대표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설문해자’에서 ‘힘(力) 쓰는 것을 勞’라 하였고, ‘爾雅(이아)’에서 ‘勤과 같은 뜻이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아가 ‘맹자’에서는 ‘마음(心)을 쓰는 자는 사람을 다스리고, 힘(力)을 쓰는 자는 남의 다스림을 받는다’고 하여 육체적 노동보다 정신적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動은 重과 力으로 구성되었는데, 重은 소리부 겸 의미부이다. 重은 금문(오른쪽 그림)에서 문신용 칼(辛·신)과 눈(目·목)과 東(동녘 동)과 土(흙 토)로 구성되었는데, 東은 소리부이다.
이러한 모습의 重은 사실 童과 같은 字源(자원)을 가진다. 즉 죄를 짓거나 전쟁에 패해 노예가 된 남자 종을 童이라 했다. 童은 눈(目)을 칼(辛)로 刺害(자해)하여 반항 능력을 상실시킨 종을 말했는데, 이후 ‘아이’라는 뜻으로 의미가 변했다.
그래서 重은 눈을 자해 당한 남자 종이 힘든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으며, 이로부터 ‘過重(과중)하다’는 뜻이 생겼다. 이런 연유로 童과 重은 鍾·鐘(종)에서처럼 지금도 종종 같이 쓰인다.
重은 이후 動作(동작)을 강조하기 위해 착(쉬엄쉬엄 갈 착)이나 力이 더해졌으나, 결국에는 고된 일이나 强制(강제)를 뜻하는 力이 대표로 채택되어 지금처럼의 動이 되었다. 따라서 動은 ‘고된 일을 강제하다’가 원래 뜻이며, ‘움직이다’는 뜻이 나왔다.
하 영 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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