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내일은 鐵道의 날이다. 鐵은 금문(왼쪽 그림)에서부터 나타나는데 鐵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왼쪽의 네모꼴은 鐵을 鍛造(단조·금속을 두들기거나 눌러서 필요한 형체를 만드는 방법)할 때 쓰는 받침, 즉 모루를 그렸고 오른쪽의 戈(창 과)는 철로 만든 무기를 대표한다. 그것은 철이 청동에 비해 鍛造가 가능하다는 커다란 장점을 부각시킨 모습이다.
이후 이에 쇠를 뜻하는 金이 더해지고 기물을 만들 철을 주조할 때 필요로 하는 흙을 뜻하는 土(흙 토)가 더해져 자형이 조금 변해 지금의 鐵로 변했다. 그것은 鐵器(철기)의 제작이 처음에는 철을 불에 달구어 모루 위에 올려놓고 두드려 만들던 鍛造에 의하던 것이 나중에는 용광로에 넣고 녹여 거푸집에 부어서 만드는 鑄鐵法(주철법)으로 이행되는 과정을 반영해 주고 있다. 중국의 鑄鐵法은 기원전 6세기경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道는 금문(오른쪽 그림)에서 首와 行(갈 행)과 止(발 지)로 구성되었는데 首는 갑골문에서 머리의 형상을, 行은 사거리를, 止는 발을 그린 것이다. 이후 行과 止가 합쳐져 착(천천히 걸을 착)이 되어 지금의 道가 되었다.
首가 머리칼이 난 사람의 머리를 그렸다고 하지만 갑골문이나 금문의 다른 자형을 보면 사슴의 머리를 측면에서 보고 그린 것이라는 설이 더 유력해 보인다. 그렇다면 위의 세 가닥은 사슴의 뿔을 형상화한 것이다.
사슴은 慶의 자원에서처럼 결혼 축하선물로 그 가죽을 보낼 정도로 생명과 관련된 제의적 상징이 많이 들어 있는 동물이다. 또 사슴하면 뿔이 연상될 정도로 뿔이 상징적인 동물이다. 사슴의 뿔은 그 자체로도 매년 떨어지고 다시 자라나는 생명의 순환을 반복하기도 하지만 지금도 녹용이 신비의 보약인 것처럼 생명력의 상징이다.
사슴의 머리에서 뿔이 새로 자라날 때쯤이면 대지에서도 새 생명이 자라난다. 그래서 사슴의 뿔은 고대 중국인들에게 탄생과 생명의 상징이자 순환적 질서의 상징으로 인식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생명(首)의 순환 운행(착)을 형상화한 것이 道이다.
그래서 철학적 의미의 ‘道’라는 것은 그러한 자연의 순환적 운행을 따라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람살이의 ‘道’이자 사람이 갈 ‘길’이었다. 그리하여 道에는 ‘길’이라는 뜻까지 생겼다. 導는 道에 손을 뜻하는 寸(마디 촌)이 더해진 글자로, 그러한 길(道)을 가도록 사람들을 잡아(寸) 이끄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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