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大는 人(사람 인)과는 달리 크고 위대한 사람을 말한다. 人이 사람의 측면을 그린 것이라면 大는 팔과 다리를 벌린 사람의 정면을 그려 크고 위대함을 묘사했다. 하지만 大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팔과 다리를 크게 펼친 모습 그 자체가 아니라 고대인들이 ‘크다’ 혹은 ‘위대함’을 어떻게 상상했는가에 있다.
大로 구성된 글자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위대한 인간’이 그 첫째이다. 天(하늘 천)은 원래 사람의 머리를 크게 그려, 머리끝에 맞닿은 것이 ‘하늘’임을 나타냈다. 하지만 여기서의 大는 단순히 덩치가 커서 위대함을 뜻하기도 했겠지만, 힘이 센 사람이 고대 부족사회를 지배했음을 생각할 때 이는 지배자가 하늘에 맞닿을 수 있는 존재요 그만큼 지배자의 권위가 지대해졌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太(클 태)는 단순히 큰 ‘사람’이 아니라 ‘고상하다’고 ‘위대함’을 나타내기 위해 大에다 구별을 위한 지사 부호인 점(주)을 더해 만든 글자이다.
두 번째는 크고 다 자랐다는 뜻에서 성인을 지칭한다. 夫(지아비 부)는 비녀 꽂은 ‘성인’ 남성을, 夭(어릴 요)는 사람의 머리가 젖혀진 모습으로부터 ‘夭折(요절)’의 의미를, 夾(낄 협)은 양쪽으로 두 사람을 끼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央(가운데 앙)은 목에 칼을 쓴 사람의 모습을, 奚(어찌·여자 종 해)는 줄(요·요)에 매인 사람을 손(爪·조)으로 당기는 모습에서 ‘종’을 그렸다.
세 번째는 물건이나 대상이 ‘큼’을 말한다. 夷(오랑캐 이)는 큰(大) 활(弓·궁)을 가진 동쪽 이민족을, 奄(가릴 엄)은 사람(人) 위로 번개(申·신)가 치는 모습으로부터 ‘덮다’는 뜻을, 套(덮개 투)는 크고(大) 긴(長·장) 덮개나 外套(외투)를 말한다. 또 奢(사치할 사)는 물건을 많이(大) 삶는(者·자) 것으로부터 奢侈(사치)의 의미를 그려냈다.
하지만 契(맺을 계), 奠(제사 지낼 전), 奪(빼앗을 탈), 奬(권면할 장) 등은 원래 손이나 개를 그려 大와 의미적 관련이 없는 데도 옥편에서 大부수에 포함된 글자들이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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