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망은 손잡이와 그물망을 갖춘 물고기나 새를 잡는 그물을 그렸는데, 이후 소리부인 亡(망할 망)이 더해져 罔(그물 망)이 되었고, 다시 (멱,사)(가는 실 멱)이 더해져 網(그물 망)이 되었으나, 중국의 간화자에서는 망으로 되돌아갔다.
그래서 망은 ‘그물’이 기본 뜻인데, 罕(그물 한)은 장대(干·간)처럼 긴 손잡이가 달린 그물을, 조(보쌈 조)는 높다란(卓·탁) 키의 그물을, 羅(새그물 라)는 가는 실((멱,사))로 짠 새(추·추) 잡이 그물(망)을 말한다. 署(관청 서)도 그물(망)과 포획물을 삶을(者·자, 煮의 본래 글자) 도구를 ’배치함‘으로부터 나누어 배치한 기관(部署·부서)의 뜻이 나왔다.
또 岡(산등성이 강)은 그물망(망)처럼 이어진 산맥(山·산)의 ‘산등성이’를 말하며, 돌을 드러낸 산등성이처럼 ‘강함’을 뜻하게 되었다. 여기서 파생된 崗(언덕 강)은 그런 산(山) 언덕을, 剛(단단할 강)은 산등성이와 칼(刀·도)처럼 ‘단단함’을, 綱(벼리 강)은 그물을 버티는 강한 줄((멱,사))을, 鋼(강철 강)은 강한 쇠(金·금)를 말한다.
그물은 대상물을 잡아 가두는 도구이기에 제한과 강제, 나아가 죄의 상징이 되었다. 그래서 罷(그만둘 파)는 재주꾼인 곰(能·능, 熊의 본래 글자)을 그물에 가두어 제 능력을 쓰지 못하게 함을 말한다. 罪(C·허물 죄)는 원래 형벌 칼(辛·신)로 코(自·자)를 자르는 형벌을 그렸으나, 이후 잘못된(非·비) 자를 그물(망)에 가둔다는 의미로 변했다. 또 罹(근심 리)는 그물에 잡힌 새(B·조)의 마음(心·심)을 통해 근심과 우환의 의미를 그려 냈다.
또 羈(굴레 기)는 마소(馬·마)를 얽어매는 가죽(革·혁) 줄로부터 ‘얽어매다’의 뜻을, 류(통발 류)는 가두어 머물게(留·류)하는 그물(망)이라는 뜻을 그렸다. 그리고 (리,이)(꾸짖을 리)는 죄를 말(言·언)로 꾸짖음을, 여기서 파생되어 벌금형을 뜻하는 罰(죄 벌)은 꾸짖음((리,이))과 칼 모양의 돈(刀錢·도전)이 결합된 글자이며, 罵(욕할 매)는 (리,이)의 생략된 모습과 소리부인 馬(말 마)로 구성된 글자이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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