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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함에 있어 개별 투자들도 잘되어야겠지만, 이것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 하나의 거대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사람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A와 B, 그리고 C라는 사람에 대한 개별적 투자도 성공해야 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 그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익률 증폭의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손무가 지은 ‘손자병법’에서는 ‘궁녀를 전사로 만드는 방법’에 대한 예화가 있다. 손무는 왕에게 “제게 사흘만 주신다면 비록 궁녀라고 하더라도 훌륭한 군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창과 칼을 잡아본 적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관료 대신들의 잡심부름이나 하던 그들이 어떻게 단 사흘이라는 시간 안에 군대의 일원이 될 수 있을까.
우선 손무는 무작위로 뽑혀온 궁녀들을 이열횡대와 오열종대를 기본으로 재정비한 후, 한 번의 북소리에는 오른쪽으로 돌기, 두 번째 북소리에는 왼쪽으로 돌기, 그리고 세 번째 북소리에는 칼을 들고 싸울 기세를 취하게 했다. 물론 처음부터 궁녀들이 잘 따라했던 것은 아니었다. 때론 키득키득 웃기도 했고, “우리가 이런 걸 어떻게 해요”라며 아이 같은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손무는 단호하게 명령했고, 심지어 군령에 따라 엄격한 벌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연습을 시키자 궁녀들의 눈빛은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고, 사뭇 잘 훈련된 군대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손무가 궁녀들을 조련한 사건이 훗날 여자들로만 이루어진 전투부대인 ‘낭자군’의 시초가 됐으니 그 의의가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손무가 궁녀들에게 가르쳤던 건 전투의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맞추는 방법’이었다. 산발적인 개개인의 마음을 ‘횡대와 종대, 북소리에 맞춰 돌기’라는 기본적인 시스템으로 하나로 만든 것. 각 개인에 대한 투자가 큰 수익률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이렇게 개별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합쳐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통의 목표와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미래에 대한 꿈을 꾸게 하고, 그것을 위해 단일한 행동과 실천의 규약을 지키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투자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을 공통적으로 묶어 훈련시키는 시스템까지도 반드시 생각해봐야 한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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