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카와 긴조(1897∼1992)는 일본 주식시장의 신(神)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오직 주식 투자만으로 대기업 회장들을 제치고 일본 전체 소득세 납세 1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하지만 그의 투자법은 지극히 평범하다. 한마디로 말하면 ‘불황일 때 대량으로 사고 호황 직전에 팔라’는 것. 아마도 대부분의 투자자는 ‘그걸 누가 몰라?’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아는 평범한 사실임에도, 고레카와 긴조는 했고 다른 이들은 못했다. 그 이유는 ‘경기에 대한 예측’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고레카와 긴조는 불황과 호황을 정확하게 예측했지만 다른 이들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할 때에도 이러한 예측이 필요하다. 이 사람이 성공할 것인지, 못할 것인지, 그리고 그 ‘호황기’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를 판별해야 한다.
기원전 68년 전한(前漢)의 선제가 차사국을 정복하기 위해 강력한 전투력으로 무장한 군대를 보냈다. 이 기세에 눌린 차사국은 싸움 한번 제대로 못하고 항복했다. 그러자 인근의 개노국은 ‘선제의 군사들이 승리에 도취해 있을 때 기습 공격을 하면 분명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즉시 군대를 급파했다. 그러자 예상대로 선제의 군대가 곤란에 빠지고 말았다. 군사들은 선제에게 구원병을 요청했지만 재상들이 거부했다. 교만한 군대가 자신의 위세를 뽐내는 것을 교병(驕兵)이라 하는데, 이러한 군대는 필히 패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결국 선제의 군대는 크게 패하고 말았다.
‘교병은 필패’라는 말은 병사들의 심리적 정신적 상태로 그들의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은 마음가짐에 따라서 침체를 극복하고 불황을 이겨나갈 수 있다. 그만큼 투자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잣대가 아닐 수 없다. ‘장기적인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성과에 교만하지 않고 늘 겸손하게 전진해가려는 마음가짐을 갖췄다. 이는 끊임없이 높은 수익률을 성취하려는 에너지이자 고점을 향해 가는 추진력이다. 상대방이 이러한 심성을 잘 갖추고 있는지 제대로 살필 수만 있다면, 당신의 투자가 ‘필패’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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