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약탈(★)문화재는 반환해야 한다는 국제 규약을 따라야 한다."
지난 27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일본 문부과학성 지도자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에요. 일본 측에서 우리나라 장관에게 한국의 도둑들이 훔쳐 간 불상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자 이렇게 답했다는 것이지요. 일본의 언론들은 한국의 장관이 불상을 일본에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어요.
우리나라 여론 중에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이 빼앗아 간 문화재부터 돌려받는 것이 먼저'라는 의견이 많았어요. 장관의 말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었지요. 이렇게 문제가 된 불상은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이에요. 어떤 문화재인지 궁금하지요?
▲ (사진 왼쪽)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반환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된 금동관음보살좌상이에요. (사진 오른쪽)국보 제83호로 지정된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에요. 오른발을 왼쪽 무릎 위에 올려놓은 모습이지요. /신현종 기자·문화재청 제공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불상의 한 종류를 말해요. 불상은 부처의 형상을 조각 등 형식으로 표현한 것을 뜻해요. 좁은 의미로는 부처, 즉 붓다의 상(像)만을 말하지만 넓게는 보살상이나 사천왕상 등 사찰 안에 있는 다른 조각상도 포함해 불상이라고 해요. 붓다의 모습을 조각한 불상을 '불'이나 '여래'라고 불러요.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비로자나불, 약사불 등이 있지요.
오른손으로 땅을 가리키는 석가모니불은 실제로 존재했던 붓다의 모습을 표현한 거예요.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고 있는 아미타불은 상상 속의 붓다로 극락(★)을 맡고 있어요. 한쪽 손으로 다른 손의 집게손가락을 감아쥐고 있는 비로자나불은 만물이 존재할 수 있게 해준 근원적 존재를 나타낸 것이에요. 약사불은 병을 고쳐주는 부처를 의미하며 손에 약병을 들고 있어요.
그렇다면 보살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부처님처럼 깨달음을 얻기 위해 힘쓰거나, 깨달음을 얻었지만 중생(★)을 구제하고자 애쓰는 분들을 말해요.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 자비를 나타내는 관음보살, 미래에 나타나 중생을 구제한다는 미륵보살, 지옥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해준다는 지장보살 등이 있어요. 국보 제83호로 지정된 '금동반가사유상'을 통해 불상의 명칭에 대해 살펴볼게요. 삼국시대에 만들어졌고 정확한 명칭은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金銅彌勒菩薩半跏思惟像)'이에요. 여기서 금동(金銅)은 불상을 만든 재료, 보살의 모습은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에서 반가(半跏)는 한쪽 발바닥이 다른 무릎 위로 올라오는 반가부좌를, 사유(思惟)상은 생각에 잠긴 모습의 조각상을 말해요. 이제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어떤 불상인지 머릿속에 들어오죠? 앉아 있는 관음보살의 모습을 금동을 재료로 조각한 불상이에요. 서 있는 불상은 입상(立像)이라고 부르고요. 최근 논란이 된 금동보살좌상은 원래 1330년 부석사에서 만들어져 쓰시마 섬으로 간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런데 작년 10월에 절도범(★)들이 그 섬의 절에서 훔쳐 국내로 몰래 들여온 것이지요. 원래 일본에서 정당하게 취득(★)했는지, 아니면 빼앗아간 것인지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요. 부석사 금동보살좌상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요?
★약탈: 폭력을 써서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음.
★극락: 지극히 안락하고 걱정 없는 행복한 세상.
★중생: 불교에서 모든 살아 있는 무리를 말함.
★절도범: 남의 물건을 훔치는 죄를 지은 사람을 말함.
★취득: 자기 소유로 삼거나 자기 것으로 만듦.
지호진 | 어린이 역사 전문 저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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