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부스터 샷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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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06 03:18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며칠 전 코로나 전담 클리닉을 운영하는 병원에서 ‘코로나 이후’를 주제로 의사 대상 심포지엄이 열렸다. 교수 강의가 끝나자 ‘부스터 샷’(3차 접종)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시일을 당겨서 맞아도 되나?” “이상 반응 심했던 사람에게 또 놔도 되나?” “항체 검사 보고 결정해도 되나?” 등등. 주최 측은 “의사끼리 세미나 하면서 이렇게 많은 질문이 쏟아진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이 세미나에서는 부스터 샷에 대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공감대가 도출됐다.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는 2차 맞은 지 5개월 지나면 부스터 샷을 맞아야 한다. 1·2차 같은 백신 맞았으면 부스터 샷도 그걸로 맞는 게 좋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AZ) 2회 또는 얀센 1회 맞았으면, 화이자나 모더나로 맞으라. 교차 접종의 효과가 좋다. AZ-화이자 순으로 맞았다면 화이자를 맞아라. 부스터 샷은 2차 때보다 이상 반응이 더 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혈당 검사처럼 피 한 방울로 코로나 항체 여부를 보는 신속 검사 키트가 많이 돌아다닌다. 여기서 음성으로 나오면 그때 부스터 샷을 맞으면 된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감염내과 교수들은 신속 항체 검사를 믿기 힘들다고 한다. 코로나19에 대항하는 중화 항체 양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도 아니다.
▶싱가포르는 백신 2차 접종 완료율이 80%로 우리보다 높다. 그럼에도 위드(with) 코로나 했더니 하루 확진자가 4000명 넘게 나온다. 인구 비례로 치면, 우리나라에서 매일 4만명 나오는 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항체 지속 기간이 짧은 고령자와 백신 안 맞은 10~20대를 파고든 탓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바이러스는 항체 있는 곳에서 없는 쪽으로 찾아간다. 바이러스도 살아남으려 발버둥 친다.
▶백신 1차 접종은 적(敵)을 인지하도록 하고, 2차는 적과 싸울 군인(항체) 수를 늘린다. 부스터 샷은 군인 수도 더 키우고 활동 기간도 늘린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초로 부스터 샷을 놓기 시작해서 현재 인구 절반 가까이 맞았다. 그러자 9월 중순 1만명 넘게 치솟던 하루 확진자가 600명대로 줄었다. 부스터 샷 감염 예방 효과가 9배 높은 덕이다. 중증 예방 효능은 92%에 달한다. 코로나19는 희한하게도 걸렸다가 나으면서 얻어지는 면역보다 백신 면역 효과가 5배 더 높다. 앓고 지나가자는 생각은 틀린 것이다. 위드 코로나의 성패는 앞으로 얼마나 많이, 적절한 시기에 부스터 샷을 맞느냐에 달렸다.
김철중 논설위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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