健康 常識

[메디컬 라이브] 뇌 영양제로 인기 끌던 약이 되려 뇌졸중 위험 높인다니

bindol 2021. 12. 16. 03:50

[메디컬 라이브] 뇌 영양제로 인기 끌던 약이 되려 뇌졸중 위험 높인다니

입력 2021.12.16 00:00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해서 많은 고령자들 사이에서 비타민처럼 먹던 콜린알포세레이트라는 약이 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기에 진료실에서 고령자들이 먼저 처방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약을 복용한 사람들에게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동안 ‘뇌 영양제’로 불리며 인기를 끌며 처방됐으나, 무분별한 사용에 경각심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이경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50세 이상 성인 1200만8977명(평균 나이 68세)을 대상으로 10년간 콜린알포세레이트 복용 여부 및 복용 기간, 뇌질환 발생 여부 등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콜린알포세레이트를 복용한 경우 복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43%, 뇌경색은 34%, 뇌출혈은 37% 높았다.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을 수 있는 치매 환자는 연구 표본에서 제외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는 나이, 성별, 기저질환 등 기타 뇌졸중 유발 요인을 동일하게 조정하여 나온 것이기에 신뢰성이 높다. 연구는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네트워크 오픈 최신호에 발표됐다.

그 동안 콜린알포세레이트 복용 과열 현상에 대해 의학계에서 논란이 있었다. 치매 예방 효과가 대규모 과학적인 연구로 입증 되지 않았는데, 일부에서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있는 것을 가지고 과대 포장되어 너무 많이 처방됐다는 것이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한 해 약 3000억원 어치가 판매됐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 적용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경실 교수는 “이 약물 복용을 하면 콜린 성분이 체내서 늘어나 나중에 뇌혈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TMAO성분도 증가한다”며 “이로 인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콜린알포세레이트를 갖고 치매나 뇌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고 표기하는 것을 못 하게 하고 있고, 거의 모든 나라에서 건강기능식품 정도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치매 예방 전문의약품처럼 쓰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이 교수는 “콜린은 적색육, 생선, 계란 등에 풍부한 물질”이라며 “기억력 등 뇌 기능에 관여하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적정량을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해란 여의도성모병원 뇌건강센터 교수는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고령층에서 뇌영양제라고 소문이 나면서 치매 위험이 없음에도 환자들이 먼저 처방을 요구하는 사례가 너무나 많다”며 “엄격하게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로 진단된 경우 등에 활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고령자들은 약을 많이 먹는다. 유행에 휩쓸리지 말고, 꼼꼼히 따져서 꼭 필요한 약만 먹는게 좋다. 나이 들면 자칫 약 먹다가 지쳐 힘들어지는 경우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