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주한미군 장병들이 부대 깃발을 불태운 까닭
지난 10일 저녁,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기지 캠프 케이시에선 장병들이 부대 깃발을 불태우는(set ablaze their unit colors) 일이 벌어졌다. 영문을 알지(know the ins and outs) 못하는 이들이 보기엔 기겁을 할(be startled out of their wits) 장면이었다.

이 야간 행사(nighttime ceremony)는 제2공병대대(engineer battalion) 장병들이 매년 이맘때(at this time every year) 한국전쟁 중 혈투를 벌였던(fight a bloody fight) 선배 전우들에게 경의를 표하는(pay tribute to their forebears) 세리머니다. 원래는 대대 본부가 있는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 기지에서 행사를 하는데, 올해는 순환 배치돼 있는 한국에서 거행됐다(take place).
그런데 부대 깃발은 왜 불태우는 걸까. 거기에는 뼈아픈 사연(painful story)이 있다. 1950년 11월 30일 당시 미군 2보병사단(infantry division) 소속이었던 제2공병대대가 취했던 조치를 재연하는(reenact the battalion’s actions) 것이다. 중공군이 개입해 미군의 북진을 저지하면서(stall the U.S. Army’s northward advance) 제2공병대대는 평안남도 군우리까지 진격했던 사단 사령부 인근 고지를 방어하라는 명령을 받고(be ordered to defend a ridge near the division’s command post) 가장 나중에 퇴각하는 사단 후위 부대가 됐다(become its rear guard).

제2공병대대는 결국 퇴로를 차단한(cut off the retreat) 적군에 포위됐다(be surrounded by enemy force). 자칫 전멸당할(be annihilated)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자(get into a desperately dangerous situation) 대대장인 앨러리치 재컬리 중령(lieutenant colonel)은 불도저와 덤프트럭 등 중장비를 모두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리고(order its heavy equipment destroyed), 부대 깃발도 불태우도록(set fire to its colors) 했다.
적의 전리품이 되는 것을 막기(prevent it from becoming a war trophy) 위해서였다. 중공군이 승전을 과시하며(show off triumph) 깃발을 휘두르는 치욕을 당하고(fall into contempt)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대 병력 997명 중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 탈출한(narrowly escape with bare life) 인원은 266명이었다. 그중 장교는 단 1명. 재컬리 대대장은 붙잡혀 전쟁포로가 됐고(become a prisoner of war) 수용소에서 2년 반을 지내다 1953년 정전협상 포로 교환을 통해 귀환했다.
지난 10일 제2공병대대 장병들이 부대 깃발이 다 탈 때까지 경례를 올리며 부동자세를 취한(stand at attention) 건 미2사단 최악의 날로 기록된 ‘군우리 전투’ 패배를 상기하고, 당시 용맹했던 용사들을 기리는 비장한 행사(resolute event honoring those courageous warriors)였던 것이다. 한국전쟁 중 전사한(be killed in action) 미군은 3만3739명, 현재 주한미군 병력은 2만8500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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