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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의 News English] 타이태닉號 이등항해사, 그는 악인이었나 영웅이었나?

bindol 2021. 12. 23. 03:39

[윤희영의 News English] 타이태닉號 이등항해사, 그는 악인이었나 영웅이었나?

입력 2021.12.23 00:00
 
 

1912년 4월 14일 밤 11시 40분, 영국 사우샘프턴항(港)을 떠나 미국 뉴욕시로 처녀항해에 나섰던(set sail on her maiden voyage) 세계 최대 호화 여객선(luxurious passenger vessel) 타이태닉호가 빙산에 부딪혀(hit an iceberg)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 인원 2208명 중 1513명이 목숨을 잃어 사상 최대 해난 사고(marine accident)로 기록됐다.

그 끔찍했던 비극(horrific tragedy) 이후 침몰 원인을 제공한 악인으로 역사에 알려진(be known to history) 인물이 있다. 이등 항해사로 승선했다가(go on board as the liner’s second officer) 출항 직전 배에서 내린 데이비드 블레어. 그는 서둘러 배에서 내리면서(in his haste to disembark) 선박 꼭대기 망대의 쌍안경·망원경 보관함 열쇠를 두고 오는 것을 잊었다(forget to leave the key to the binoculars and telescope box in crow’s nest). 훗날 망 보는 근무를 서다가 살아남은 선원은 법정에서 망원경만 있었으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avoid the shipwreck) 것이라고 말했고, 그로 인해 그는 참사 원흉으로 낙인찍히게 됐다(be stigmatized as the culprit).

그러나 최근 블레어에게 침몰 책임을 전가하는(shift the blame on to him for the sinking) 것은 부당한 꼬리표(unfair label)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망원경 박스를 열 수단과 방법(ways and means)은 많았을뿐더러 블레어는 본의 아니게(against his will) 하선하게 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그는 출항을 앞두고 마지막 순간에 교체됐다(be replaced at the last minute). 선장이 바뀌면서 원래 선장이 일등 항해사(chief officer)로 내려오고, 일등 항해사가 그의 역할을 맡게 됨에 따라 밀려났던 것이다.

 

그는 지인에게 보낸 엽서에서 자리를 잃게 된 것을 한탄하면서(lament the loss of his post) 몹시 안타까워했다. “정말 훌륭한 배인데, 첫 항해를 함께하지 못하게 돼 실망스럽다(feel disappointed). 언젠가 꼭 돌아오고 싶다”고 썼다. 그는 일부러 열쇠를 갖고 내린 졸렬하고 비겁한(be mean and cowardly) 인물이 아니었다. 주머니에 넣어뒀던 열쇠를 무심코 갖고 내렸을(get off the ship with the key unwittingly pocketed) 뿐이다.

그는 비겁자가 아니라 영웅이었다. 다른 여객선 항해사로 근무 중 바다로 뛰어들어(throw himself overboard) 익사 상태에 빠진 승객을 헤엄쳐 가서 구해내(swim to the rescue of a drowning passenger) 버킹엄궁에서 국왕 훈장을 받았고, 1차 세계대전에선 해군으로 공훈을 세워(serve with distinction) 대영제국 훈장과 프랑스 최고 권위의 레지옹 도뇌르 등 더 많은 훈장을 가슴에 달았다.

그는 그 운명적 열쇠를 끝내 간직하고 있다가(hold on to the fateful key to the last) 1955년 80세 나이로 사망했고(pass away), 열쇠는 딸에게 한 많은 유물로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