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망 김문기 모른다’는 李 후보, 이러니 말을 믿을 수 있나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시절엔 몰랐던 사람”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5년 12월 성남시장 때 표창장을 준 사실이 새로 밝혀졌는데도 역시 “표창장 줘도 모를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 표창장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최대 치적’이라고 자랑했던 대장동 사업 관련 업적과 관련된 것이다. 표창장 공적 심사조서에는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위례신도시 A2-8블록 개발사업’ 등이 적시돼 있다. 이 후보가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업적에 대한 표창이었는데 그 대상자를 모를 수 있나.
표창장을 수여한 같은 해 1월에는 이 후보가 대장동 사건 수사를 받고 구속된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과 김 처장 등 10여 명이 동행한 가운데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온 사실도 이미 알려져 있다. 9박 10일 여행 동안 이 후보와 김 처장은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가까운 거리에서 수차례 기념 촬영을 했다. 열흘 동안 소규모 여행을 같이했다면 최소한 몇 차례는 같은 자리에서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이 여행을 다녀온 직후 이 후보는 대장동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는데 유 전 본부장과 김 처장이 핵심 역할을 했었다. 또 이 후보가 성남시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9년 두 사람이 지역 리모델링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사진도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을 말해주는 정황 자료들이 이처럼 쏟아지는데도 이 후보는 김 처장에 대해 “하위 직원이었기 때문에 몰랐다” “전화번호부에 입력은 돼 있는데 그 사람이 그 사람인지는 연결이 안 됐다”고 끝내 몰랐다고 한다. 김 처장의 모친은 이런 이 후보 반응에 “억울해 죽겠다”고 오열했다. 이 후보는 과거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 대해서도 “측근 그룹에도 끼지 못한다”고 했다가 “가까운 사람인 건 맞는다”고 뒤늦게 인정했었다. 나중에 김 처장에 대해서도 어떻게 말을 바꿀지 알 수 없다. 이러니 이 후보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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