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열전

[이한우의 간신열전] [115] 네 가지 신하 유형

bindol 2021. 12. 30. 05:05

[이한우의 간신열전] [115] 네 가지 신하 유형

입력 2021.12.30 03:00
 
 

확실히 맹자보다 순자가 현실주의에 가까워서인지 ‘임금은 이래야 한다’는 고담준론 혹은 공리공담을 논한 맹자보다 현실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 ‘순자’라는 책에 임금의 도리에 이어 신하의 도리를 다룬 것도 그중 하나다. 순자는 크게 네 가지 신하 유형을 제시했다. 태신(態臣), 찬신(簒臣), 공신(功臣), 성신(聖臣)이 그것이다. 태신은 백성들을 통합시키지 못하고 밖으로는 환난을 막아내지 못하는데 교묘히 아첨해서 임금 총애를 얻는 부류다. 찬신은 임금에게 충성하지는 못하면서 아래로는 백성들에게 명성을 얻고 공정한 길을 거들떠보지 않은 채 붕당을 이루며 임금을 가까이해 개인의 이익을 도모하는 데만 힘쓰는 부류다.

공신은 백성들을 잘 통합하고 밖으로는 환난을 잘 막아주며 임금에게 충성하고 백성들을 사랑하는 데 지치지 않는 부류다. 끝으로 성신은 공신이 갖춘 자질에다가 갑자기 생겨나는 일에 잘 대응하며 변화에 신속히 대처해 온갖 무상한 일들에 대비해 임금을 반석 위에 올려두는 부류다.

 

그래서 성신을 등용할 줄 아는 임금은 왕자(王者)가 되고 공신을 등용하는 임금은 강자가 되고 찬신을 등용하는 임금은 위태롭게 되고 태신을 등용하는 임금은 망하게 된다.

이 정권이 정권 유지보다 정권 교체 여론이 훨씬 높게 만든 상황을 잘 따져보면 약간의 공신 이외에 태신과 찬신이 득실거린 마땅한 결과다. 조국, 추미애 등이 태신이나 찬신 부류라 하겠다.

이 유형론은 고스란히 지금 자중지란에 빠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진영에도 그대로 적용해 볼 수 있다. 눈을 씻고 봐도 성신은 보이지 않고 공신이 되고자 몸부림치는 몇몇이 눈에 띄는 정도다. 계속 몽니를 부리는 당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른바 ‘윤핵관’들 누구 하나 공신이나 성신이라고 하긴 어렵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서둘러 태신, 찬신은 제거하면서 성신은 언감생심, 공신이라도 늘어나야 희망을 품어볼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