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1330] 둔갑술과 검법
인간은 누구나 미래를 알고 싶어한다. 미래 가운데 가장 알고 싶은 부분은 주식 시세와 선거 결과가 아닌가 싶다. 주식도 돈이지만 대선 결과에 따라 주식보다 수백배 수천배 더 큰 이권이 왔다 갔다 한다. 주식을 예측하기 위한 양대 축이 그래프와 지라시(정보지)이다. 그래프는 공식적인 자료이고 ‘지라시’는 비공식적인 정보이다. 세상사는 공식만 믿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비공식만 믿어서도 안 된다. 변증법이 작동한다. 실체적 진실은 공식과 비공식이 섞여 있다.
대선도 그렇다. 여론조사가 공식적인 자료라고 한다면 비공식의 영역도 존재한다. 여론조사도 다 믿을 것은 못 된다. 질문지를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비공식의 영역, 정보는 소위 ‘도사’들로부터 나온다. 신기(神氣)가 되었든 신으로부터 계시를 받았든지 간에 직관력이 뛰어나서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발달한 사람을 도사라고 규정하자. 필자도 젊어서는 도사가 되려고 하였지만 타고난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칼럼가로 전환하였다. 그래서 이 바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대강 짐작한다.
이재명과 윤석열의 캠프에도 각각 도사들이 포진되어 있다. 대장동의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라는 작명 자체가 주역의 점괘에서 비롯된 작명이다. ‘억강부약(抑强扶弱)’이라는 용어도 사주명리학에서 용신(用神)을 정하는 용어이다. 주역과 명리학, 이거 다 도사들의 전공 과목 아닌가. 윤석열 캠프에도 도사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중의 하나가 J 도사. 승려로 있다가 환속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손바닥의 ‘王’ 자도 이 도사 작품이다. J는 가끔 면접도 본다. 네모진 얼굴을 지닌 어떤 참모를 발탁할 때에도 면접을 보면서 남긴 코멘트. “당신은 의리가 있는 관상이니까 윤 후보를 도와도 되겠다.”
대선도 비공식적인 영역에서는 도사들의 싸움이다. 물밑의 도사들 전쟁에서 어느 쪽 도사가 더 신통력이 있는가. 이재명은 둔갑장신(遁甲藏身)에 능하다. 몸을 감추다가 나타내기도 하는 둔갑술의 귀재이다. 윤석열은 수십 년간 정통파 검법을 연마한 대검문파 출신이지만 둔갑장신의 귀재인 이재명을 만나서 제대로 칼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화산논검이, 일본에서는 일도류가 유명하고 한국에서는 대검문파의 특수도가 검법의 명문이다. 이재명의 둔갑장신술은 이름 있는 문파에서 익힌 무공이 아니다. 강호의 밑바닥에서 독자적으로 익힌 잡식성 무공이다. 대검문파가 둔갑장신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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