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명상(冥想)의 시(詩)
중앙일보
유자효 시인
명상(冥想)의 시(詩)
정공량 (1955~)
그때
총성처럼
햇살이 내려앉는
지치도록
시린 광휘
숲으로 둘린 정적
먼 가을
적멸의 산책
탑을 쌓는
순간에
- 우리시대현대시조100인선 65 ‘꿈의 순례’
자력자강의 소중함
가을은 명상의 계절이다. 가을을 소재로 한 명시가 많다. 또한 많은 명시는 가을에 태어났다. 정공량 시인의 가을은 따가운 햇살이 총성처럼 내려앉는다. 그 빛이 얼마나 눈 부시면 지치도록 시릴까? 적멸의 먼 가을 숲에 소망의 탑을 쌓는다. 가을은 그런 계절이다.
계절이 아름다운 만큼 멀리서 들려오는 총성이 더욱 슬프다. 아프가니스탄의 참상과 우연히도 때맞춰 개봉된 영화 ‘모가디슈’가 코로나의 와중에도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 내전과 동족상잔의 상황이 당시의 소말리아와 너무도 흡사하고 남북 외교관들이 함께 위기를 탈출하는 메시지도 묵직해서일 것이다. 평화의 소중함, 자력자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올가을이다.
정공량 시인은 계간 문예종합지 ‘시선’을 발행하면서 시와 시조, 소설을 쓰고 있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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