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
입력 2022.02.07 00:31
박병석 국회의장이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입장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 한·중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다.”
중국의 공공외교를 진두지휘하는 린쑹톈(林松添·62)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은 한·중의 지리적 관계를 강조했다. 올해로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여론 악화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지난달 28일 베이징 협회 본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다.
린 회장은 쑨원(孫文)과 저우언라이(周恩來)의 부인인 쑹칭링(宋慶齡), 덩잉차오(鄧穎超)가 명예회장을 맡았던 이 협회의 10대 회장이다. 리셴녠(李先念) 전 국가주석의 딸 리샤오린(李小林)이 전임 회장이었다. 린 회장은 시진핑 주석이 정치적 기반을 닦은 푸젠 출신의 장관급 외교통이다.
린 회장은 한국 내 반중(反中) 감정의 원인으로 코로나와 미국 요인을 들었다. 2시간여 동안 린 회장은 직·간접적으로 미국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미·중은 서로 좋아할 수도, 싸울 수도, 헤어질 수도 없다는 ‘삼불론’도 펼쳤다. 중국 보다는 미국 쪽에서 원인을 찾는 그의 입장은 한·중 관계를 미국과 관계 속에서 바라보는 중국 내부의 시각을 보여준다. 한국의 한 중국 전문가는 “한·중 관계를 국제 질서의 종속 변수로 보는 현재 중국 당국자의 보편적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28일 베이징 천안문 인근의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 본관 접견실에서 린쑹톈 인민대외우호협회장이 중앙일보 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다. [중앙포토]
미·중 관계를 묻자 린 회장은 늑대와 양치기 우화부터 꺼냈다.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며 “그의 말을 듣고도 행실을 다시 살펴본다(聽其言觀其行)”는 공자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미·중 모두 서로를 버릴 수는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미국을 바라보는 중국 지도층의 인식으로 들렸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인 2023년은 한국에 사실상 미국의 해”라며 “수교 30주년인 올해가 한·중 관계를 복원할 마지막 기회임을 중국이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 11일 베이징 중앙당교에서 시작된 2022년 성·부(장관)급 주요간부 토론회에 참석한 린쑹톈(사진 원 안)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이 시진핑 주석의 연설을 듣고 있다. [CC-TV 캡처]
☞린쑹톈 회장=1954년 설립된 중국 최대 민간 우호 협회인 인민대외우호협회의 10대 회장이다. 지난 2020년 4월 취임했다. 외교부 아프리카 국장, 라이베리아·말라위·남아프리카 대사를 역임했다. 지난 1월 초 시진핑 주석이 참석해 올해 중국의 시정 방침을 공유한 중앙 당교 성·부(장관)급 주요간부 토론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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