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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 살롱] [1335] “제왕절개 예약이 다 찼다”

bindol 2022. 2. 21. 04:04

[조용헌 살롱] [1335] “제왕절개 예약이 다 찼다”

입력 2022.02.21 00:00
 

산부인과 의사를 만나서도 칼럼 소재를 발견하는 수가 있다. 인간사는 처처(處處)칼럼이요, 사사(事事)소재로다! 곳곳에 칼럼이 있고, 겪는 일마다 소재가 된다. 산부인과 의사 이야기로는 서울 강남의 제왕절개 예약이 2월 18일에 거의 다 찼다는 것이었다.

2월 18일이 무슨 날이기에? 육십갑자로 이날을 살펴보면 임인(任寅)일이다. 이날을 연월일시로 환산해 보면 임인년, 임인월, 임인일이 된다. 이날 새벽 시간인 인시(寅時)에 제왕절개를 하면 임인시(任寅時)가 된다. 그날 태어난 사람의 사주는 4개의 임인이 병렬로 늘어서는 구조이다. 임인년, 임인월, 임인일, 임인시가 되는 것이다. 아주 특이한 팔자가 조합되는 셈이다. 그래서 18일 새벽 인시에 서울 강남의 임신부들이 제왕절개를 하기 위해서 몇 달 전부터 미리 예약을 다 해 놓았던 것이다. 지방 산부인과까지는 확인을 해보지 못해서 알 수는 없지만, 지방의 상당수 산부인과에서도 이날 제왕절개 시술이 평소보다는 많았을 것이라고 짐작이 된다.

같은 한자 문화권에 속하는 중국, 일본의 산부인과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중국은 공산당이 집권하면서 사주팔자 문화는 미신이라고 해서 거의 박멸되다시피 했다. 일본은 남아 있지만 한국보다 미미하다. 그렇다면 제왕절개를 통해서 인위적으로 팔자를 조합하면 그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자연산과 인공산의 차이는 없는 것인가?

 

호랑이가 4마리 겹치는 18일의 인시는 사인검(四寅劍)을 제조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호랑이가 4마리나 들어가는 사인검은 특별한 검이다. 이 시간대는 사찰의 산신각을 신축하기에 최적의 택일에 해당한다. 호랑이는 산신으로 여겨져서 인(寅)이 많이 들어간 날에 산신각 상량문을 쓰는 게 영험하다고 믿었다. 4개의 간지가 똑같은 사례를 찾아보면 중국의 한고조 유방의 팔자가 계해(癸亥)로만 이루어졌고, 진주 촉석루의 논개 팔자가 갑술(甲戌)만 4개였다.

시간, 공간, 인간 그리고 길흉이 각기 따로 놀지 않고 육십갑자를 매개로 하여 서로 얽혀서 돌아간다는 것이 ‘시스템적(的) 사고’이다. 삶도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호랑이 날에 맞춰 호랑이 그림 전시를 하는 인사동의 무우수(無憂樹) 갤러리에 갔다. 무우수는 ‘근심이 없는 나무’라는 뜻 아닌가! 기왕이면 근심이 없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호랑이가 겹치는 날에 무우수 밑에 있는 호랑이를 본다는 것은 주술적이다. 상응(相應)이 발전하면 시스템적 사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