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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주범 김만배의 허장성세

bindol 2022. 3. 8. 08:49

대장동 주범 김만배의 허장성세

중앙일보

입력 2022.03.07 23:26

 

오병상 기자중앙일보 칼럼니스트 구독

대장동 개발 로비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펀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2021년 11월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김만배 씨를 시작으로,?오후 3시와 4시 남욱 변호사와?정민용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잇따라 진행한다. 이들은 유동규 전 본부장과 공모해 화천대유가 속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대장동 민간사업자로 선정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1.11.3/뉴스1

1. 마지막까지 대장동입니다.
친여 인터넷매체 뉴스타파가 6일 대장동 주범 김만배의 음성파일을 공개했습니다. 7일 이재명 후보는 물론 여권이 총출동해 그내용을 퍼트리는데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대장동 사건과 관련돼 윤석열 후보를 비난하고 이재명 후보를 비호하는 내용이니까요..

2. 김만배의 주장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2011년 윤석열(당시 대검중수부과장)이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브로커 조우형을 봐줬다는 주장.
‘석열이 형, 내동생이야..라고 내가 어떻게 말하겠냐. 그래서 박영수(변호사)를 소개해줘..(그래서 피의자 조우형이 검찰에 출두했더니) 윤석열이가..니가 조우형이야..이러면서..박모(검사)가 커피 주면서 몇가지 하더니 보내주더래..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그냥 봐줬지..’
그래서 조우형이 대장동에 돈을 끌어들일 수 있었기에..봐주기 수사한 윤석열에게 책임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3. 둘째, 이재명(당시 성남시장)이 (공익환수를 위해) 조건을 까다롭게 했다는 주장.
‘성남시가 자기 유리하게 조건을 만들어서..(투자유치가 어려웠다)..이재명이 난 놈이야..땅 값 올라가니까 이재명 시장이 터널도 뚫어라..내가 욕 많이 했지..**놈, 공산당 같은 새끼..’

4. 과연 이런 주장은 얼마나 믿어야 할까요?
첫째 주장에 대해선..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이 7일 조우형의 검찰 진술조서를 공개했습니다. 김만배가 주장한 봐주기 수사는 이미 작년 민주당이 검찰에 고발한 사건입니다. 검찰은 2021년 11월24일 조우형을 조사했습니다. 조우형은..윤석열 검사를 만나거나 조사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5. 둘째 주장은 진위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정황으로 짐작할 뿐입니다.
업자(김만배) 입장에서 성남시가 내건 조건이 부당할 수 있습니다. 이재명 시장이 ‘업자 부담으로 터널 뚫어라’고 요구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2020년 10월 30일 녹취록을 보면 김만배 일당은 5300억원이란 이익 분배로 싸웁니다. 이 자리에서 김만배는 ‘너무 많이 남겼다’고 걱정합니다. 특혜를 준 이재명 측근 유동규(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700억 챙겨준다’고 말합니다. (중앙일보 3월3일자 ‘오병상의 퍼스펙티브’참조)

6. 김만배의 주장은 거짓이거나 과장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만배는 왜 이런 허풍을 떨까요?
김만배는 원래 ‘정치ㆍ법조 브로커’입니다. 자신의 영향력을 과장할수록 지분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대법관(조재연)에게 ‘50억 빌라 사드렸다’고..공범들에게 자랑합니다. 그게 알려지면서 당사자인 현직 대법관이 초유의 기자회견을 자청해 반박했습니다. 대법관까지 나서자 검찰이 뒤늦게‘김만배 주장 근거 없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7. 이번에 공개된 뉴스타파 녹음파일엔 사연이 더 있어 보입니다.
파일을 공개한 사람은 신학림(전 언론노조위원장). 뉴스타파에 기사를 써온 친여 성향 전직 기자입니다. 김만배와 오래전부터 아는 사이랍니다.
녹취는 작년 9월15일 대장동 사건이 막 언론에 터져나오던 무렵 만들어졌습니다. 김만배가 검찰소환을 앞두고 자기보호를 위한 대비책을 고민했을 시점입니다. 신학림과 1시간 동안 얘기했는데..거의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일부만 공개됐습니다.

8. 대장동만 나오면 여야가 동시에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진실은 모호해져버렸습니다.
검찰은 이미 방대한 녹취록과 공범 정영학의 적극적인 협조로 사건의 대강을 파악하고 있을 겁니다. 대선이후라도..조재연 대법관의 억울함을 털어준 것처럼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길 기대해 봅니다.


〈칼럼니스트〉
2022.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