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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코로나 ‘초과 사망’

bindol 2022. 3. 24. 03:59

[만물상] 코로나 ‘초과 사망’

입력 2022.03.24 03:18
 
 
 
 
 
코로나19 사망자 증가에 화장장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 전광판에 화장 관련 안내가 되고 있다. /뉴시스

1995~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피해 배상 신청자는 7766명이었다. 이 중 사망자는 1742명이다. 피해자들은 주로 영·유아와 산모였다. 그런데 한 독성학 교수는 이 기간 선진국 대부분은 폐렴 사망자가 감소했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증가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노인은 가습기 살균제로 폐렴에 걸려 사망했더라도 사인이 묻혀버렸을 것이라며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렴 사망자를 2만명으로 추정하는 논문을 냈다.

▶이처럼 질병 대유행이나 대형 사고 등 특이한 원인으로 통상 수준을 넘는 사망자가 나왔을 때 늘어난 사망을 ‘초과 사망(excess death)’이라고 부른다. 다른 건 몰라도 사망자는 숨기기 힘들기 때문에 믿을만한 지표로 평가받는다. 우리나라 경우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사망자가 공식 통계로는 한해 수십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폭염은 직접적으로 열사병 등을 유발하는 것 외에도 고혈압·심장병·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환자의 증상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통계청이 추산한 2018년 폭염 초과 사망은 800명이 넘는다.

▶우리나라 코로나 사망자가 하루 300명 안팎이다. 그러나 휠씬 큰 규모의 초과 사망이 있을 것이라고 방역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 검사를 받기 전에 숨진 경우는 공식 집계에 넣을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한 의료 과부하로 다른 질병 환자들이 수술·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숨진 경우도 집계에 들어갈 수 없다. 이들이 다 ‘초과 사망’에 해당한다.

 

▶추정할 수 있는 사망 통계도 나와 있다. 델타 변이 때인 지난해 12월 국내 사망자는 3만1634명으로, 코로나 직전인 2020년 12월 사망자 수보다 4768명(17.7%)이나 급증했다. 2020년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의 경우 그해 1분기 누적 사망자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6% 증가했다. 모두 코로나 초과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 코로나 사망자는 공식 통계로 600만명이다. 그러나 미국의 워싱턴대 연구팀은 지난 10일 이보다 3배 많은 1820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지금 전국적으로 화장장·안치실·장례식장 부족 사태가 심각하다고 한다. 정부가 화장로 1기당 하루 운영 횟수를 5회에서 최대 7회로 늘렸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하루 300명 안팎인 코로나 사망자 때문이라고 하기엔 부족 규모가 크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방역을 사실상 포기했다. 그런 결정을 내리면서 이런 초과 사망까지 감안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