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코로나 데스밸리’

듣기만 해도 으스스한 데스밸리(death valley)는 미국에 실제 있는 지명이다. 캘리포니아 동부에 위치한 분지형 사막 계곡으로, 지구에서 가장 뜨겁고 건조한 곳 중 하나다. 여름 평균 기온이 47도에 달할 정도다. 1800년대 후반 골드러시 때 유타주에서 캘리포니아로 가는 도중 이곳에 잘못 진입했다가 죽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지금은 관광객이 찾는 국립공원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올 들어 이달 셋째 주까지 10주 연속 하루 평균 확진자가 40만명대까지 폭증하다가 11주 만인 지난주 35만명으로 증가세가 꺾였다는 것이다. 희망적 관측이라 반갑지만, 문제는 정부 전망이 지금까지 번번이 빗나갔다는 점이다. 정부의 낙관 전망이 ‘희망 고문’으로 국민 고통을 가중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확진자가 감소세로 돌아서더라도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 우선 3차 접종 효과가 떨어지면서 확진자 중 고령층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 중증 병상 가동률도 67.8%로 위험 수위를 향하고 있다. 80%에 접근하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본다. 조만간 ‘코로나 데스밸리’로 접어들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사망자 수는 확진자 변화를 2~3주 시차를 두고 따라가기 때문에 머지않아 사망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심상치 않은 것이 중국 상황이다. 인구 2500만의 중국 상하이에서 25·26일 이틀 연속 확진자가 2000명이 넘고 27일 3500명에 달하자 상하이 시 당국은 도시 봉쇄에 나섰다. 황푸강을 경계로 동쪽과 남쪽은 다음 달 1일까지, 서쪽 지역은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봉쇄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 코로나 사태가 안정되더라도 중국에서 계속 번진다면 안심할 수 없다. 14억 인구 대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다른 나라로 전파될 수 있고, 중국에서 상당 기간 번진다면 오미크론에 이은 또 다른 변이가 등장하진 않을지도 걱정거리다.
▶언제쯤에나 코로나 위기를 무사히 건너 연착륙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우선 급한 불은 눈앞의 데스밸리는 무사히 건너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3월말이나 4월초 코로나 사망자 수가 많게는 하루 400명 안팎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코로나 사망자 수는 지난 23일 47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예상밖으로 적게 나오면서 이 마의 구간을 통과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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