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산책] 5200만 한국인 중 머리카락 수 같은 사람… 산술적으로 추정 가능해요
비둘기 집의 원리
이 원리의 핵심은 'n+1개'의 물건을 'n개'의 상자에 넣을 때 적어도 어느 한 상자에는 두 개 이상의 물건이 들어간다는 점인데요. 간단한 예를 들면 구슬 30개를 7명의 사람에게 나눠줄 때 적어도 한 명은 5개 이상의 구슬을 받게 된다거나, 엘리베이터에 세 사람이 탔는데 층 버튼이 2개만 눌려 있을 때 적어도 두 사람은 같은 층에 살고 있다거나 하는 등의 경우가 해당돼요.
이 원리는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답니다. 예컨대 학생 수가 13명인 학원에서 같은 달에 태어난 사람은 반드시 두 명 이상 존재하게 되는데요. 이것도 이 원리를 이용해서 설명할 수 있어요. 1년이 12개월이기 때문에 12개월을 비둘기 집으로 생각하고 이 집에 13마리의 비둘기를 넣는다고 생각하면, 어떤 방에는 적어도 2명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거예요.
실제로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하면 우리나라 전체 국민 중 같은 개수의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이 몇 명인지도 산술적으로 추정해 볼 수 있어요. 지난 1월 기준 우리나라 인구는 약 5200만명인데요. 사람의 머리카락은 많으면 약 20만 가닥까지 자란다고 해요. 그러니 계산하기 쉽게 최대 머리카락 수를 20만 가닥으로 가정해 볼게요.
처음 설명했던 비둘기 사례에 대입해 보면, 이 경우 5200만명의 사람이 비둘기가 되는 거예요.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사람부터 20만개까지 있는 사람들이 집에 나눠 들어가야 하는 비둘기가 되는 거죠. 머리카락 수가 같은 사람이 몇 명이냐는 질문은 집이 같은 비둘기가 몇 마리냐는 질문과 같아져요. 즉, 20만개의 비둘기 집에 5200만 마리의 비둘기를 넣는 문제가 되는 거예요. 5200만을 20만으로 나누면 260이 되니 적어도 260명은 같은 수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셈이 된답니다.